유치원에 가는 게 좋은 이유

새로운 장난감과 맛있는 밥

by 안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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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글쓰기 수업을 다 듣고 나니 12시다.

끝나고 남편이랑 점심 먹기로 했는데 침대에 엎드려 있다가 잠이 들었다.

전화 소리에 잠이 깼다.

학교에 확진자가 나와서 아이들을 데려가야 한다는 전화였다.


남편이 아이들을 데리러 간 사이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냥 보내지 말까...


4시에 데려오면 아파트 형아랑 놀이터에서 놀고도 싶고 피아노도 치고 싶고 티브이도 보고 싶은데

이 중 하나만 못해도 아쉬워한다.

시간이 없다는 게 실감이 난다.

느긋했던 아침 시간도 쫓기게 되고 아침부터 아이들한테 짜증을 낼 때면 이게 뭐 하는 건가 싶다.

지금은 남편이 있지만 내가 등 하원 시킬 때를 생각하면 더 쫓기는 기분이다.

윤우는 한 번씩 "오늘은 안 갈래~" 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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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물었다.


"선우야, 유치원 안 가고 예전처럼 엄마랑 집에서 놀까?"

"아니야. 유치원 갈 거야. 유치원 가는 거 좋아."

"왜? 어떤 게 좋은데?"

"재밌는 장난감이 많아서. 맛있는 밥도 나오고. 간식도 맛있어. 내가 좋아하는 것 밖에만 나와. 유치원 밥 다 좋아."

이 말 그대로 노트에 빠르게 받아 적었다.


유치원에 가는 게 좋은 이유는 장난감과 먹는 것 때문이었구나.

장난감도 잘 안 사주고 아토피로 먹는 거 제한도 많이 했다.

특히 간식으로 나오는 것들은 우리 집 금지 식품들이었다.

다양한 장난감과 처음 먹어보는 음식들이 얼마나 달콤했을까.


"윤우야, 유치원 가지 말까?"

"응! 안 갈래~"

(음... 질문 방식이 잘못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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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양치를 하고 치실로 아이 이를 살펴보는데 아랫니가 흔들린다.

그것도 금방 뽑힐 것처럼 많이 흔들렸다.


"선우야! 이 흔들려! 드디어 tooth fairy가 올 때가 됐나 봐!"

기다리고 기다리던 이의 요정이 올 거란 말에 함박웃음이다.

"나는? 나도 tooth fairy 올래."

"윤우야, 너는 아직 이가 흔들리면 안 돼."

"치! 나도 이 빠지고 싶어!"

형아 이만 흔들리고 형아만 tooth fairy가 온다는 말에 살짝 삐졌다.


tooth fairy는 영어 책에 자주 등장하는 이의 요정이다.

이가 빠지면 빠진 이를 베개 밑에 두고 잔다. 그러면 tooth fairy가 헌 이는 가져가고 돈을 놔두고 간다.

tooth fairy 덕분에 이가 빠진다는 게 무섭지 않고 기다려지는 일이 되었다.

이것도 책의 힘이다.


"엄마. tooth fairy가 얼마 놔두고 갈까? 100원? 500원?"

"글쎄... (얼마를 준비를 해야 하나^^)"


내일은 학교 방역으로 인해 유치원에 가지 않는다.

늦게까지 푹 자고 일어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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