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만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6권 41.

by 안현진

반면에 우리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만 우리에게 이로운 것이거나 해로운 것으로 생각한다면, 신을 비난하거나 사람들을 미워할 이유는 존재하지 않게 된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6권 41 중에서




최진영 작가의 《단 한 사람》을 읽었다.

어느 날 사고로 갑자기 사라진 셋째 언니 금화, 열여섯부터 시작된 중개라 불리는 사람 구하는 일을 겪는 목화.

갑자기 잠에 빠져들고 꿈인 듯 현실인 곳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이들 중 단 한 사람만 구할 수 있다.

나무가 지정한 단 한 사람.

이를 거부하면 잠에서 깨어나 구토를 하거나 심한 두통에 시달린다.

외할머니, 엄마, 목화로 이어지는 이 일은 거부할 수도 없고 받아들이기엔 가혹한 운명이었다.

외할머니 임천자는 이 존재에 대해 두려워하고 순응하고 한 사람이라도 살릴 수 있어 기적이라 했다.

엄마 장미수는 그 존재를 신이라 불렀고, 저항하기도 했고, 단 한 사람만 살릴 수 있다는 것에 고통스러워했다.

딸 목화는 나무라 부르는 존재가 자신에게 원하는 게 뭔지, 왜 이런 일을 겪는지, 사람들은 왜 죽으려 하는지, 살린 사람은 얼마나 더 살 수 있는지, 왜 단 한 사람만 구할 수 있는지 질문하고 의문을 가진다.

하지만 결국 목화는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절망하는 것과 비난하는 것을 멈추고 자기만의 의미를 찾는다.

김영하 작가가 사람들이 소설을 읽는 이유에 대해 말한 영상을 본 적 있다.

소설 속에는 고통받는 사람들이 나오고, 그 고통에 공감하면서 내 고통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

주인공이 고난과 시련을 이겨내는 것을 보면서 나도 현실의 고통을 이겨낼 용기를 가진다.

우리는 단순한 행복이 아닌 시련 끝에 얻은 행복을 보고 싶어 한다.

나와 주인공을 공감의 끈으로 연결해 주는 시련을 통해 책이나 영화를 보는 그 순간엔 내가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단 한 사람》을 읽으면서 나도 그랬다.

만약 내 인생에 믿을 수 없는 존재의 개입이 있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 운명을 순순히 받아들였을까?

읽는 동안 목화가 되기도 했다가 엄마 장미수가 되기도 했다가 외할머니 임천자가 되기도 하면서 각 인물에 공감했다.

평범한 내 인생이 감사해지면서 인생에 의미를 갖고 살아가는 게 중요한 일임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었다.

더불어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것 안에서 무한히 꿈꾸고 나아가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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