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이런 일들이 언제까지나 반복될 것인가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6권 46.

by 안현진


모든 것의 생멸이 그러해서, 늘 동일한 원인들로 인해서 똑같은 일들이 생겨났다가 사라진다. 도대체 이런 일들이 언제까지나 반복될 것인가.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6권 46 중에서



등 뒤로 아이들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오빠들 따라 은서 목소리도 커진다.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깔깔깔 웃다가 넘어가고, 잡으러 다니고, 도망가고의 반복이다.

여러 번 주의를 주고, 해야 할 일 하라고 얘기했는데도 장난을 멈추지 않는다.

속에서 부글부글 끓는다.

시간 늦어지면 TV도 게임도 없다고 하지 말라는 협박성, 조건부성으로 얘기해도 소용없다.

반복되는 상황에 큰소리만은 치지 말자고 꾹꾹 눌러 담고 있는데 윤우가 이제 TV 봐도 되냐고 한다.

책 읽기도 안 했는데 TV 얘기를 하는 데다 그것도 하고 봐야 하냐며 투덜거린다.

일기장을 가져오라고 했다.

형이랑 키득키득 장난치며 가져온 일기장을 보는데 글씨가 엉망이다.

거기다 은서가 비집고 들어오면서 충전 중이던 핸드폰이 책상 위에서 바닥으로 날아갔다.

그 순간 고성 버튼이 눌러졌다.

"으아아아아! 너희 오늘! TV도! 게임도 없어! 할 거 해놓고 바로 자! 알겠어?!!"

이렇게 큰소리가 나오면 다음엔 더 큰소리가 나와야 아이들이 멈추기에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란 건 잘 안다.

훈육의 잘못된 예라는 걸 알지만 실전에선 안 되는 걸 어쩌란 말인가.

웃음소리는 사라지고 지우고 쓰는 소리만 들린다.

도대체 이런 일들이 언제까지 반복될 것인가.

오후에 친구가 놀러 와서 재밌게 놀고, 저녁도 맛있게 먹고, 모두 개운하게 씻고 기분 좋았던 저녁이었는데 말이다.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은서는 제 자리에 누워 잠이 들었다.

윤우는 언제 갔는지 일기만 써 놓고 침대에 누워 이불까지 덮은 채 자고 있다.

깨워서 데려 나왔다.

친구가 있을 때 이모랑 같이 영화 보고 싶다고 해서 미리 보는 만큼 나중에 다 할 것을 약속했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그 약속을 깨게 둘 순 없었다.

행동에 대한 후회와 부끄러움은 얼마 안 가 나를 휘감는다.

반복되는 일에는 이유가 있다.

아이보다는 내 언어에 문제가 있음을, 포용의 그릇이 적어서임을 안다.

10분이라도 하면 안 되냐고 찾아온 윤우에게 안 된다고 단호히 말했지만 속으로 갈등은 하고 있었다.

일찍 잘 것 같던 아이들은 뭘 만드는지 방에서 만들기를 하며 논다.

오히려 둘이 더 돈독해진 것 같다.

아이에게 소리치고 후회하고 반성하고 다짐하고 또 소리치고 … 언제까지나 반복될 일이 아니면 좋겠다.

아이들이 크기 전에, 나 스스로가 먼저 이 반복의 악순환을 끊어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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