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6권 47.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가치 있는 일은 진실함과 정의 가운데서 거짓말쟁이들과 정의롭지 못한 자들에게 자비를 베풀며 평생을 살아가는 것뿐이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6권 47 중에서
기분이 가라앉았다.
무얼 하면 조금 나아질까.
며칠 전 넷플릭스에 새로 올라온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떠올랐다.
정신병동 간호사 정다은 역을 동갑내기 배우 박보영이 맡았다.
오래전 간호사를 꿈꿨을 땐 조금이라도 간호사와 관련된 책,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는 다 찾아봤었다.
내가 가고 싶은 세계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10년이 훌쩍 지나는 동안 책은 물론이고 온갖 매체에서 간호사에 대해 쉽게 찾아보고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일을 하고 있지 않아서인지 간호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는 예전만큼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기분이 울적하던 그 순간, 이 드라마가 생각난 건 우연일까.
기대 없이 본 드라마가 어느새 3화까지 갔다.
중간중간 울기도 하고, 킥킥킥 웃기도 하고, 환자와 함께 치유받기도 했다.
짧은 내 간호사 생활은 늘 신규 때에 머물러있다.
그때가 생각나기도 하고 좀 더 오래 간호사인 나로 살았다면 어땠을까 상상해 보기도 했다.
얼마 전, 엄마가 글 쓰는 사람이냐고 묻던 어떤 엄마에게 윤우가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원래는 간호사였는데요, 우리 키우려고 일 안 하고 글 쓰고 있는 거래요."
비밀로 하기로 했는데... 하면서도 엄마가 물으니 다 얘기해 주고 '우리 키우려고'라는 말에 감동받았던 날이었다.
아이들이 자라서 제 인생 잘 살아갈 때, 나 역시 나로 잘 살아가고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내가 살다 간 세상 안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 함은 세 아이를 낳고 기른 일일 것이다.
내게 제2의 인생 시작점은 아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