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8권 41.
이성은 그 자체로 완전체이기 때문에, 불이나 칼이나 폭군이나 비방이나 그 밖의 다른 어떤 것도 이성을 건드릴 수 없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8권 41 중에서
학교 앞 놀이터에서 놀다 보면 아이들 안에서도 작은 세계가 있음이 보인다.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문제가 자주 생기는 만큼 부모의 중재도 잦은 아이가 있고, 여자아이 무리에서 힘의 중심에 있는 아이도 있다.
나이가 어리고 조금 미성숙하다 뿐이지 아이도 어른의 사회생활 못지않다.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며 저 나이대 나는 어땠나, 선우와 윤우는 어떤 친구 관계를 맺으며 지내나, 부모가 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 와 같은 여러 생각이 들었다.
놀이터에서 은서를 뒤쫓으며 눈으로는 윤우를 찾았다.
선우는 방과 후 교실 하고 돌아와서 씻고 집에 머물렀다.
홈캠으로 보니 거실 책상에 앉아 오늘 할 일 하며 놀고 있었다.
윤우는 친구 따라 또 학원에 갔나 했는데 친구네 집에 간 거였다.
아무나 잘 어울려 노는 윤우는 크게 걱정되지 않는데 예민하고 섬세한 기질을 가진 선우에게는 마음이 쓰인다.
모든 상황을 다 피할 수는 없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단단함을 심어주고 싶었다.
그걸 엄마인 나부터 잘 못하는 것 같아서 위축되어 있다.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 한 점 부끄럼 없이 잘했다던가, 떳떳했다 말할 수 있는 부모가 얼마나 있겠냐마는 내가 잘하지 못한 것만 생각이 난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다.
불완전한데 완전한 톱니바퀴를 굴리려고 하니 마음이 무거웠다.
완전해지려는 노력보다 울퉁불퉁하더라도 나아갈 방향으로 잘 굴러가고 있는지를 살펴보려고 한다.
굴러가는 과정에서 떳떳하지 않은 행동은 없었는지, 중요한 건데 놓치고 있는 건 없는지 계속 묻고 답하자.
그러다 보면 지금처럼 엄마로서의 나도, 작가로서의 나도 어느 지점에 서 있는지가 보일 것이다.
후회, 자책, 반성은 짧게 하고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 빠르게 판단한 뒤 행동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가족과의 시간을 더 끈끈하게 보내자.'이다.
내 톱니바퀴의 중심축은 가족이라는 답이 나왔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