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8권 42.
나는 다른 사람을 의도적으로 해롭게 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하물며 내가 내 자신을 해치는 것은 옳지 않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8권 42.
핸드폰 메모장을 열었다.
아이폰을 썼던 2018년부터 드문드문 적었던 메모가 들어 있다.
'내가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은? 그 이유는?'이라는 제목이 있어 눌러봤다.
2년 전, 온라인으로 스피치 수업을 들었었다.
그때 1분 스피치로 발표할 내용을 적어 놓은 거였다.
살면서 가장 잘한 일로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된 것을 뽑았다.
결혼 전에는 가족이라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으며 살았고, 결혼 후에는 내가 안전한 울타리를 만들어 나가는 주체가 되었다.
육아는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세계였고, 내 감정의 밑바닥과 나의 존재 이유를 끊임없이 묻는 시간이기도 했다.
아이가 어떤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는가 생각하니 나부터 좋은 사람이 되어야 했다.
그럼 나는 어떤 사람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생각하면서 나라는 사람을 알아가고 정체성을 찾는 시간이 되었다.
육아는 아이를 키우는 시기뿐만 아니라 엄마인 나도 함께 키우는 시기였다.
이 시간이 나를 이전과는 다른 삶으로 이끌었다.
아이들 때문이 아닌 아이들 덕분에 한 사람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엄마가 된 것을 살면서 가장 잘한 일로 뽑은 이유다.
2년 전 글을 보며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일깨웠다.
'나는 지난 10년간 뭘 했을까.' 심란했었다.
내게 부족한 점과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을 두고 스스로 괴롭히고 있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나를 단단히 붙잡는 건 가족이었다.
그렇다면 나머지는 부차적인 것이다.
가장 소중한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살면 된다.
살면서 가장 잘했다 여기게 하는 존재가 모두 모여 있는 주말이다.
이 이상 뭐가 더 필요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