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안식처이자 요새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8권 48.

by 안현진

정념에서 자유로운 마음이 요새와 같은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인간에게 그것보다 더 튼튼한 피난처는 없다. 거기로 피하는 자는 결코 함락되는 법이 없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8권 48 중에서



생각하던 일이 생각지도 못한 반대를 만났다.

지지하고 이해해 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처음에는 기분이 나빴다.

그럼 나보고 어떻게 하란 말이야, 막막했다.

그다음에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 이해하게 되었다.

이해하고 나니 그러면 어떻게 하지, 다음 생각으로 넘어갔다.

자기 전 복잡한 마음이 일어난 직후 쓴 일기장에서 정리가 되었다.


선우, 윤우는 1학년 때부터 일기를 써 오고 있다.

처음에는 왜 매일 써야 하냐며 힘들어하더니 이젠 습관이 되었다.

두세 줄 문장 필사도 하고, 일기도 쓰고, 책 읽고 독서록도 쓰니 '쓰기'에 대한 두려움, 어려움은 없다.


내게 일기 쓰기는 초등학생 때는 글쓰기의 즐거움을 알게 해 주었고, 사춘기 때는 건전하게 감정 해소하는 방법을 알게 해 주었고, 어른이 되어서는 인생의 방향을 알게 해주는 길잡이가 되었다.


마르쿠스 황제처럼 두고두고 회자될 일기는 절대 아니지만, 나에게 있어서 만큼은 마음의 안식처이자 요새인 건 확실하다.

적을 만날 때마다 요새에 숨어들어 반격할 기회를 노린다.

반격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언제든 재정비해서 나아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건 큰 무기다.

그 무기를 아이들에게도 쥐여주고 싶다.


늘 그래왔듯 앞으로도 일기를 쓰면서 마음과 생각을 정리해갈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다.

"당신이 반복적으로 하는 일, 그것이 당신이다."

꾸준히 해 오고, 반복하는 것에 내가 있다.

씀으로써 '나'라는 성벽을 견고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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