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9권 5.
어떤 일을 행하는 것만이 불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을 행하지 않는 것이 불의가 되기도 한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9권 5.
선우가 비염으로 고생한 지 몇 달 되었다.
병원에 다니면서 약을 먹고 있지만 나아지는 게 없다.
어제는 열도 오르락내리락해서 해열제를 먹였다.
밤에는 턱이 아프다고 울며 찾아왔기에 문질러주며 안방에서 같이 잤다.
코 막힘으로 잠자는 걸 힘들어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안 되겠다.
하루빨리 낫게 해야겠다는 경각심이 들었다.
가려워 긁고, 코 막혀서 뒤척이는 아이를 보니 눈물이 났다.
나 뭐 했니 지금까지. 애가 이렇게 힘들어하는데….
새벽에 비염 관련하여 찾아보다가 심장이 철렁했다.
항생제와 약을 계속 쓰는 것이 찝찝했지만, 스테로이드를 쓰지 않으니 괜찮겠지 했었다.
진료 후 받던 호흡기 치료에 스테로이드제가 들어갈 거란 생각은 못 했다.
피부도, 가려움증도, 비염도 나아지지 않는 원인이 여기에 있을 수도 있었다.
통장 잔고를 확인하고 돈을 한데 모아 아토피 치료 때 먹이던 면역 제품을 구매했다.
8년 전, 두 살 아이가 아토피로 잠 못 들던 그때처럼 다짐했다.
엄마가 꼭 낫게 해 줄게, 안 아프게 해 줄게.
나아지겠지, 괜찮아지겠지…는 안일한 생각이었다.
어떤 일을 행하지 않는 것도 불의가 된다는 말에 아이에게 더 미안해졌다.
무엇을 행하고 행하지 않을 것인지 정했으면 이제 미안함은 넣어두고 낫게 하는 데에 집중할 차례다.
그때도 했으니 지금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