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9권 11.
다른 사람이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에는 할 수만 있다면 가르쳐서 바로잡아라. 그런 것이 가능하지 않을 때에는 그런 경우를 위해서 선의라는 미덕이 네게 주어졌다는 것을 기억하라.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9권 11 중에서
선의라는 단어를 되뇌다 꾸벅꾸벅 졸았다.
목은 따갑고 기침 주기는 점점 짧아졌다.
은서랑 같이 양치하고 침대에 누웠다.
잠깐 잠이 들었다.
기침하느라 자주 잠에서 깨었는데 그때마다 은서는 안 자고 있었다.
어느새 내 옆에 책이 수북이 쌓여 있고, 제 이부자리에도 책이 흩어져 있다.
장난감 꺼내는 소리도 나고 노랫소리, 혼잣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자꾸 터져 나오는 기침에 정말로 아픈 사람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이상했다.
이번처럼 지독한 감기는 처음이다.
감기에 잘 걸리지도 않지만 걸려도 3일 안이면 괜찮아졌었다.
눈을 뜨고 혼자 노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봤다.
“엄마 잘 잤어?”
은서는 안 잤냐고 하니 안 잤다고 한다.
엄마가 아픈 걸 아는 건지, 옆에서 조용히 놀아준 딸이 고마웠다.
이게 선의가 아니면 뭘까.
네 살 아이도 낼 수 있는 착한 마음을 나는 얼마나 내며 살고 있나.
딸에게 받은 배려로 다시 힘을 내어 나와 아이들을 돌본다.
우리는 모두, 알게 모르게 선의를 주고받으며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