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1권 25.
마케도니아의 페르디카스 왕이 소크라테스를 자신의 궁정으로 초대했을 때, 소크라테스는 “나는 최악의 불명예스러운 죽음을 맞고 싶지 않기 때문에 거기에 가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이것은 자기가 보답할 수 없는 호의나 환대는 받을 수 없다는 뜻이었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1권 25.
일찍 가정을 꾸리게 되면서 주변 도움을 많이 받았다.
결혼, 임신, 출산, 이사, 돌잔치, 아이 생일들… 부모님은 물론이거니와 형님들, 동생, 친구, 지인들까지 어떻게 다 갚을지 모르겠다.
결혼할 때, 결혼하면 그때 우리도 그렇게 챙기자, 보답하자 했는데 결혼을 안 하기도 하고 마음만큼 잘 안되기도 한다.
3년 전, 가장 친한 친구를 남편 직장 동료에게 소개해 주었었다.
연애도 예쁘게 하더니 올겨울에 결혼식을 올린다.
남편과 나는 두 사람 얘기할 때마다 흐뭇해하고 웃는다.
소개해 준 사람에게 선물하는 관례 때문인지 우리에게도 계속 뭔가를 하려고 한다.
바라고 소개해 준 것도 아니고, 받으면 받는 대로 마음이 편치 않으니 거절하자고 했다.
오늘 친구와 통화하면서 이사도 했고 선물도 하고 싶은데 필요한 걸 해주고 싶다고 또 물어봤다.
주면 받고 나서 그대로 돌려줄 거라 했더니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알겠다고 우리가 알아서 할게 한다.
10년 전 내 결혼식 부케를 받았던 친구다.
친구를 비롯해 가족, 친지, 지인들에게 받았던 호의를 나는 다 어떻게 보답하지.
꼭 물질적인 것이 아니어도 내가 할 수 있는 보답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들에게 내 시간과 마음을 기꺼이 내어주는 것.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망설이지 말 것.
고마운 마음만 품고 살기에도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