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1권 26.
에피쿠로스가 쓴 글에는, 옛적에 미덕의 길을 따라 살아간 현인들 중에서 반드시 어느 한 사람을 늘 기억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교훈이 나온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1권 26.
자전거를 타고 서점에 갔다.
서점 안은 적당히 조용하고, 적당히 북적였다.
한 바퀴 스윽 둘러본 뒤 세계문학이 모여 있는 공간으로 들어갔다.
사방이 문학 책으로 둘러싸인 작은 공간이다.
책 제목과 작가 이름만 찬찬히 읽어도 좋았다.
서점을 비롯해 마트, 강변, 공원 산책로를 쭉 돌았다.
오랜만의 자전거 운동으로 녹초가 되었다.
늦은 저녁을 먹고 치울 힘이 없어 멍하게 앉아 있었다.
시선은 자연스레 책장으로 향했다.
내 책장에만도 읽고 싶은 안 읽은 책이 수두룩했다.
‘조금이라도 더 읽으려면 이렇게 있을 시간이 없어.’ 끄응,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설거지를 하고 거실을 치우고 글자와 백지를 마주했다.
책을 펼치면 현인을 만날 기회도 함께 펼쳐진다.
이 시대에 기억해야 할 현인들이 많지만 그중 반드시 기억해야 할 한 사람은 아직 모르겠다.
내게 그런 사람이 생긴다면, 그제야 비로소 ‘아, 이제 아주 조금은 철학이 무엇인지 알 것도 같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