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1권 37.
그는 또 이렇게 말했다 : "우리는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마다, 그 일이 공동체를 위한 일인지, 그리고 그런 목적에 비추어 보았을 때에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니는지를 따져서 적정한 수준을 발견하여, 거기에 비례해서 시간과 노력을 들임으로써, 지나치거나 부족한 것이 없게 하여야 하고, 우리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보이거나 피하지 말고 순순히 받아들여야 한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1권 37.
10월이 시작되었다.
여름과 겨울은 몹시 덥고 춥다는 뚜렷한 특징이 있다.
봄과 가을은 다른 두근거림을 품고 있는 계절이다.
봄은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두근거림이라면 가을은 또 다른 시작을 담은 두근거림이다.
10월은 가을의 절정을 품고 있기에 내가 좋아하는 달이다.
2024년이 끝을 향해 간다.
동시에 아직 세 달의 시간이 남아 있고, 내년을 준비하기에 좋은 시간이다.
그 순간에는 아무것도 한 게 없는 것 같고, 이룬 게 없는 것 같지만 몇 달, 1년, 2년… 길게 보면 꽤 많은 걸 이뤄냈구나가 보인다.
결실을 맺을 때는 달콤하다.
하지만 결실을 맺기 전까지는 이 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잘하고 있는 걸까 의문이 들고 의심이 피어오른다.
작년과 올해가 내겐 그랬다.
아직 어떠한 결실을 맺은 것은 없지만 이제야 방황을 끝내고 조금은 제자리를 찾았다는 느낌이 든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
이러한 확신이 들기까지 내가 보내온 시간은 무엇이었을까.
김종원 작가님 블로그에서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라는 표현을 다르게 생각하고 적은 글을 인상 깊게 읽은 적 있다.
"그들은 물이 들어오기 전부터, 혼자 열정적으로 노를 저었던 사람들이다. 물이 들어와서 노를 젓는 게 아니라, 노를 젓고 있었는데 물이 들어온 것이다."
제자리를 맴도는 것 같던 시기에도 지금도 나는 노를 젓고 있었다.
계속 젓다 보면 내게도 물 들어올 날이 올 것이다.
내게 가치 있는 일은 따라오는 결과를 받아들일 만큼 후회하지 않을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10월의 첫날.
하늘은 맑고 바람은 선선하다.
나뭇잎은 낙엽이 되어 떨어진다.
귀뚜라미는 찌르르 운다.
나는 오늘도 책상 앞에 앉아 나의 노를 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