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현실을 비교하며 알게 된 점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1권 38.

by 안현진

또한 그는 이렇게 말했다 : “우리 앞에 있는 문제는 사소한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미쳐서 살아갈 것이냐 제정신으로 살아갈 것이냐 하는 문제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1권 38.



새벽에 눈을 번쩍 떴다.

느와르 영화 한 편이 펼쳐진 꿈을 꾸었다.

악몽이라 하기엔 좋아하는 배우가 주인공이었고, 재밌는 꿈이라기엔 꿈속 상황이 급박하고, 사고 현장이 끔찍했다.

그래서 깼던 것이다.

지금도 생생할 정도로 기억에 남아 있으니 일어난 직후엔 얼마나 놀랬을까.

앉아서 내용을 곱씹다가 다시 누웠다가 이불을 박차고 나왔다.

4시 8분이었다.


기온이 뚝 떨어진 게 느껴질 만큼 추웠다.

다들 이불은 잘 덮고 자는지 확인한 후에 내 방으로 갔다.

어제 읽던 책을 마저 읽고, 일정 정리를 하다 보니 금세 날이 밝아왔다.

남편 출근과 아이들 등교를 시킨 후 얼른 집을 치웠다.

그리고 신문을 펼쳤다.


오늘 신문 1면에는 우리나라 사정과 세계정세가 함께 실렸다.

고려 아연 지분 경쟁, 부실 법안 쏟아내는 날림 국회, 대통령이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한 기념사, 서울 의대의 집단 휴학 기습 승인, 이스라엘 지상군의 레바논 진격.

신문 1면만 봐도 나라 안팎으로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사회 구성원이 각자 위치에서 제 할 일을 이성적으로, 도덕적으로 해 나가면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제일 어려운 일이다.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정치, 경제, 경영, 전쟁 등 사회 여러 이슈들을 보면서 나와 먼 이야기 같아 크게 와닿지 않는다.

오히려 비현실적인 꿈 이야기가 더 현실적으로 와닿는다.

비현실적인 일을 현실적으로 가능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을까.

오늘 새벽에 꾼 꿈이 신문에 실린 내용보다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아서다.

꿈과 현실을 비교하며 알았다.

비현실을 현실로 만드는 꿈을 꾸기 시작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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