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구성원 모두 저마다의 시간대로 자라는 중이다
어제 병원 진료를 보고 오면서 내가 아이들을 데려왔다.
오늘은 둘째반만 모래놀이를 하고 있었다.
“윤우가 이제 완전 적응을 해서요. 오늘 새로 온 친구랑도 잘 놀았어요~”
“아 정말요!”
선생님과 인사를 하고 잠깐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둘째는 가방 가지러 저만치 뛰어가고 있었다.
실내화를 갈아 신고 열 체크와 방문 기록을 한 뒤 뒤따라갔다.
가방을 멘 둘째는 이미 형 반 앞에 있었다. 첫째도 주섬주섬 챙겨 나오는 중이었다.
모래 놀이를 못해서 아쉬운지 땅 파다 가고 싶다 한다.
작년 여름, 산부인과 진료를 보고(셋째 임신확인서를 들고) 아이들과 이 곳 놀이터에 놀러 왔었다.
유치원 아이들이 바깥 놀이 중이었다.
1년 뒤 우리 아이들이 그 틈에 있다.
구름사다리에서 거꾸로 매달리고 한 손으로 매달리는 걸 보여준다.
작년까지만 해도 구름사다리는 아직이었는데 언제 이렇게 능숙하게 타게 된 건지.
오늘 아침, 느릿느릿 챙기는 아이들에게 짜증을 내고 말았다.
아이들이 나간 뒤 조용해진 집 안에서 셋째 울음소리가 들린다.
맘마 달라고 우렁차게 울어댄다.
다 먹여 갈 때쯤 남편이 돌아왔다.
트림시켜달라고 넘겨준 뒤 설거지와 청소기, 밀대를 후다닥 밀었다.
빨래를 돌려놓고 씻었다.
셋째를 보며 침대에 조금 누워 있으니 세탁기가 다 돌아갔다고 울린다.
건조기를 돌려놓고 오니 벌써 오전이 다 지나간다.
점심은 맛있게 먹었을까.
친구들이랑 재밌게 놀고 있을까.
기분 좋게 가야 하는데 아침에 짜증 낸 게 걸린다.
태어난 지 오늘로 69일이 되는 셋째는 밤에 통잠을 자기 시작했다.
100일도 안됐는데 벌써 100일의 기적이 찾아오는 건가.
큰애들에 비해 참 수월하다.
둘째가 이만할 때, 두 아이 모두 아토피와의 전쟁을 치르느라 내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한 시간도 채 못 잤기에 눈은 퀭하고 좀비처럼 흐느적거리며 집안을 돌아다녔다.
남편도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며 3교대를 할 때라 많이 힘들 때였다.
우리도 아이들도 모두 힘들었던 시기였다.
그로부터 6년이 흘렀으니 아이들은 그만큼 커버렸고 남편도 육아 휴직으로 함께 아이를 보고 있다.
거기다 셋째도 순한 편인 듯하다.
큰 아이와 함께 엄마 나이, 아빠 나이를 먹어간다.
엄마 나이 7년 차. 여전히 부족하고 미숙한 점이 많다.
갓난쟁이 돌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6,7세인 큰 애들이 중요한 시기를 지나가고 있단 생각이 자꾸 든다.
아이들이 돌아오면 많이 많이 안아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