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순환은 무한히 계속될 것이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5권 13.

by 안현진


나를 이루고 있는 모든 부분들은 변화에 의해 우주의 어느 다른 부분을 형성하게 될 것이고, 그 부분은 또다시 변화하여 우주의 또다른 부분이 될 것이며, 이러한 순환은 무한히 계속될 것이다. 이런 변화의 과정 속에서 내가 생겨났고, 나의 부모도 생겨났으며, 이 과정은 무한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5권 13 중에서




영화 <더 웨일>을 봤다.

어릴 적 재밌게 봤던 미이라 시리즈 주인공 브랜든 프레이저가 나온다.

잘생긴 얼굴과 훤칠한 키, 굵은 목소리에 남성미를 뽐내던 배우였다.

미이라 시리즈를 좋아했기에 배우의 근황도 한 번씩 궁금했었다.

<더 웨일>은 브랜든 프레이저의 배우 암흑기를 끝내준 성공적인 복귀작이자 그의 연기에 정점을 찍은 작품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찬사를 받았다.

272kg의 고도 비만인 온라인 글쓰기 강사 찰리를 연기했다.

혈압은 200이 넘고 숨 쉬는 건 점점 더 힘들어진다.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끼고 어릴 적 헤어진 딸에게 연락한다.

세상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찬 10대 딸과 9년 만에 만난 아버지.

딸의 에세이를 수정해 주며 생의 마지막 며칠을 함께 한다.

이 영화를 자기 전 침대에서 아이패드로 봤다.

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옆에서 자는 남편이 깰까 봐 숨죽이며 울었다.

머리맡에는 어느새 휴지가 수북해져 있었다.

찰리를 연기한 브랜든 프레이저의 연기는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먹먹했다.

그의 슬픈 눈이 잔상처럼 계속 남아 있다.

부모와 자식 관계란 무엇일까, 신은 개인에게 어떤 존재인가, 나는 진솔하게 글을 쓰고 있는가… 영화를 보며 떠오른 물음들이다.

유한한 생명을 가진 인간은 죽고 태어난다.

끝없는 순환이다.

죽음으로써 한 사람의 인생은 끝나지만 누군가의 기억 속에, 생전에 남긴 무엇으로 세상에 흔적을 남긴다.

찰리는 딸에게 새 삶을 살 수 있을 만큼 무한한 사랑과 믿음을 남겼다.

찰리를 연기한 브랜든 프레이저는 인생 영화라 할 만큼 큰 감동을 안긴 연기로 <더 웨일>이라는 작품을 남겼다.

삶이 계속되는 동안 우리는 희미하든 선명하든 이 세상을 살다 간 발자취를 남기며 살아간다.





매일 《명상록》을 필사하고 떠오르는 생각을 함께 적고 있습니다.

제1권~ 제4권은 네이버 블로그에 올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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