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5권 15.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우리 자신이 합당하게 할당받지 않은 것들에는 그 어떤 것에도 눈길을 주어서는 안 된다. 그런 것들은 인간에게 요구되는 것일 수도 없고, 인간의 본성이 명령하는 것도 아니며, 인간의 삶이 목표로 하는 것, 즉 선도 아니고, 인간이 선이라는 목표에 도달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도 아니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5권 15 중에서
서점과 온라인에서 꾸준히 책을 산다.
밀리의 서재에서 전자책으로도 읽고 도서관에서도 빌려 읽는다.
사고 빌리는 책을 모두 다 읽지는 않는다.
읽고 싶은 책은 많은데 읽는 속도가 따라가지 못한다.
읽고 생각하고 몇 줄이라도 내 생각을 적어야 책 한 권을 읽은 것 같다.
조금 전에도 책을 주문했다.
세 권 주문하려던 것을 한 권으로 줄였다.
이틀 전 서점에서 책 세 권을 산 데다가 그전에 산 책도 있기 때문이다.
'책에 너무 욕심부리고 있나' 하는 생각이 다시금 올라온다.
한 달 동안 내가 살 수 있는 할당된 책이 이미 초과되지 않았던가.
집에 있는 책 중에서도 읽을 게 많고 읽다가 덮어둔 것도 여러 권이면서 새 책을 계속 들인다.
읽지 않은 책이 있어야 책장으로 가는 재미가 있지, 사 둔 책은 몇 달이든 몇 년이든 언젠가는 읽게 된다가 내 주장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책값 앞에서는 작아진다.
5인 가족 외벌이로 생활하면서 책값에 꽤 많은 돈이 들어가기에 당당하기가 어렵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재미와 더 나은 삶을 위해서다.
더 나은 삶에는 선한 삶도 포함된다.
인간에게 선한 것이란 도덕적인 규범을 지키는 것만 있는 게 아니다.
사람에 대한 이해와 공감, 애정도 포함된다.
그런 의미에서 둘째의 방학 숙제로 며칠째 열을 내고 있는 내 행동은 모순적이다.
나는 절대 아이 과제로 안달복달하지 않아야지, 하든 안 하든 자기 문제니 내가 더 애타지 않아야지 했었다.
첫째는 제 할 일을 칼같이 챙기는데 둘째는 미룰 수 있는 데까지 미룬다.
네 숙제를 왜 엄마가 챙겨야 하냐고 또 한 번 큰소리가 오갔다.
차라리 아예 신경을 쓰지 말걸.
학교에서 꾸중을 듣더라도 방학 숙제에 초연하는 게 나와 아이의 정신 건강에 더 좋지 않았을까.
둘째의 마음을 알면서도 공감해 주지 못했다.
오늘 주문한 아들 육아책은 분명 도움이 될 테다.
그보다는 그 책을 내가 제발 체화시킬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모든 책이 그렇다.
책에 담긴 좋은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돈이 아깝겠는가.
그러고 보니 내가 책 구매 앞에 당당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서 드러난다.
아이에게 화낼 일이란 애초부터 없었다.
모든 것은 내게서 비롯된다.
나부터가 책대로,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데 타인인 아들과 본인은 오죽하겠는가.
문장의 내용과는 결이 다르지만 '초연하게 지낼수록, 그 사람은 더 선한 자다.'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매일 《명상록》을 필사하고 떠오르는 생각을 함께 적고 있습니다.
제1권~ 제4권은 네이버 블로그에 올려져 있습니다.
https://m.blog.naver.com/ahjahj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