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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봉수 Jun 18. 2023

무지vs. 몰염치 vs. 비상식.

ft. 불안에 대처하는 국가의 자세 (영국, 일본, 한국 비교)


무지, 몰염치, 비상식. ft. 불안에 대처하는 국가의 자세 (영국, 일본, 한국 비교)



<1990년. 영국. 인간 광우병.>



1990년 존 거머 영국 보수당 농수산 식품부 장관은 자신은 물론 자신의 딸까지 동원해 쇠고기를 먹어도 안전하다고 시민들을 설득했습니다. 그리고... 1996년부터 인간광우병으로 인해 청년들이 죽는 사례가 발생하고, 공식적으로 인간 광우병에 대한 분류와 강력한 예방조치에 나선 영국정부... 이미 발발한 인간 광우병의 감염 혹은 확산을 막기위해 수술용 혈액을 정리, 30개월 이하 모든 소의 도축, 수술도구 소독 등의 조치를 취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YjLek1deJqQ



<2023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일본정부, 정확하게는 후쿠시마 원전의 관리는 담당하는 도쿄전력은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지진과 해일로 인한 원자력 발전소 (인류역사상 2번째 7등급 원자력 발전소 사고) 사고이후 발생한 방사능 오염수를 재처리해 바다로 방류하는 계획을 실행하려고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K0I8cJttEDA


<2006년 한국. 광우병.>


2003년 12월 미국에서 광우병 발생 후 수입 금지와 재개가 되풀이되던 쇠고기의 수입 및 검역 조건을 완화하여 위험부위라 할 수 있는 ‘뼈와 내장을 포함한 30개월 이상 대부분의 특정위험부위를 포함한 30개월 미만’의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협상이 체결되면서 전국적인 시위로 발전하게 된다. 전국적인 시위 이후, 정부와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현 <국민의힘>)은 추가협의를 통해 대부분의'특정위험물질 (Specified Risk Material, SRM)을 포함한 부위를 제거한 부위만 수입하는 것으로 변경한다.



<2023년 한국.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2023년 대한민국의 여당인 <국민의힘>은 옥스포드 대학교의 명예교수를 초청해 "(후쿠시마) 오염수 위험성은 과장되었다"는 내용의 간담회를 열고, 대한민국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 궁금증이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일일브리핑 및 향후 계획을 발표한다.



<정부(들)의 자세.>


광우병으로 인한 인간광우병의 발현은 최초 광우병 발생당시 알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인간 광우병이 보고되고, 과학자나 의사들이 30개월 이상의 모든 영국산 소를 도축해야한다고 주장한 것은 이미 1996년. 쉽게 말해 이미 엎질러진 물인 상태였던 것. 광우병에 대한 명확한 과학적 진단에 앞서 성급하게 안전하다고 결론을 내렸던 영국정부. 한마디로 무지.


비용적인 문제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더이상 가둬둘 수 없다고 판단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 그저 "안전하다" "허용 기준치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라는 말을 하면서, "그렇게 안전하다면 일본에서 소비하라"는 말에는 답변을 하지 않는다. 쉽게 말하면, (지금의 기준에서는) 안전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내가 직접 소비하거나 감당하기는 싫다는 것. 한마디로 몰염치.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 국민의 오해(?)와 불필요한 괴담(?)을 종식시키기 위해 해외 학자를 초빙하고 일본으로 날아가 시설을 둘러보고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대한민국의 정부와 여당. 쉽게 말해 뭘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다. 한마디로 비상식.



<내 새끼에게 먹이지 못할 바엔 삶지 않겠습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족발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구다. 만약 그것이 나쁜 것이라면 자식에게 (내 새끼에게) 먹일 리가 없지 않은가. 내 새끼에게 먹인다는 말이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정말 자식에게 먹일 수 있도록 만든다면, "안심"할 수는 있겠다 싶다.


대한민국 정부는 "안심"이라는 단어와 "안전"이라는 단어의 차이를 전혀 모르는 것 같다. "불안"하다는 국민에게 "과학적 사실"이라며 "괴담"일 뿐이라 치부한다. 무지했지만 자신이 직접 자신의 딸과 함께 영국산 소를 먹는 퍼포먼스를 보였던 30년 전의 영국의 정치인들보다도 못하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정말 문제없다면, "알아요, 그러니까 그거 니들 나라 (일본)에서 쓰시면 됩니다"라고 하거나, "걱정하지 마세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가져다가 희석해서 (대한민국) 여당과 대통령 집무실에서 (옥스포드 대학교의 석학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식수로 쓰고 있습니다"라고 하면 좋겠다.



그럼 믿을께.

진짜루. 믿고 싶다.



아니면... "현재의 과학적인 기준에서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이 불안해한다면 대한민국 정부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불안이 가중되거나 심화될 수 있는 어떠한 시도에도 반대한다"라고 말하는 정부를 만날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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