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자잘하게 귀찮도록 많은 영국방학?
유학, 특히 조기유학으로 해외에서 공부하는 자녀를 둔 부모님이라면 공감하시겠지만 영국이나 유럽의 사립학교는 자잘하게 방학이 많습니다. 공식적으로 "큰" 방학이라면 3학기 (3 terms) 사이의 세 번입니다만, 각 텀마다 중간 방학이 있고, 다시 반 텀 (half term) 마다 주말 외박 (exeat) 가 있죠. 기숙학교라는 시스템을 만든 영국 입장에서 본다면, 자녀를 학교에 보내놓고 (전통적으로는 11세부터... 요즘엔 9세부터도..) 최대한 자주 보기 위해 만들어진 "부모용" 제도이기도 하고, 중간중간 정규 교과를 보충하기 위한 시간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Half term break (하프텀 방학)의 약 열흘을 Reading week 혹은 Reading break 라고 부르기도 하죠.
그럼 사립학교만 이런 방학이 있느냐??? 그럴리가요, 좋자고 만든 사립이지만, 좋다면 공립도 방향을 따라가는게 맞죠. 그래서 공립도 방학은 비슷하게 있습니다. 다만 공립은 기숙이 아니니 주말 외박 (exeat weekend)는 없죠. 헷갈리다보니 영국정부 통합사이트에서 지역내 공립학교의 방학기간을 검색할 수도 있는걸요.
올해 (2024/2025 학사년도)를 기준으로 예를 들어본다면..
Michaelmas Term Start (9월 ~ 12월)
- 9월 4일 수업시작
- 9월 20일 - 9월 22일 (Exeat Weekend)
- 10월 21일 - 11월 1일 (Half Term Break)
- 11월 22일 - 11월 24일 (Exeat Weekend)
- 12월 13일 수업종료
Lent/Hilary Term Start (1월 ~ 3월말/4월초)
- 1월 7일 수업시작
- 1월 24일 - 1월 26일 (Exeat Weekend)
- 2월 17일 - 2월 21일 (Half Term Break)
- 3월 7일 - 3월 9일 (Exeat Weekend)
- 4월 9일 수업종료
Trinity Term Start (4월 ~ 6월말/7월초)
- 4월 29일 수업시작
- 5월 9일 - 5월 11일 (Exeat Weekend)
- 5월 26일 - 5월 30일 (Half Term Break)
- 6월 20일 - 6월 22일 (Exeat Weekend)
- 7월 11일 수업종료
별개로 영국의 학기 (Term)는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전통적인 사립학교들은 Michalmas, Lent/Hilary, Trinity 라고 쓰지만, 직관적으로 Autumn Term (가을학기), Spring Term (봄학기, 혹은 Winter Term), Summer Term (여름학기)로 쓰기도 합니다. 여담이지만 Spring Term (1월 ~ 3월말)은 공립학교는 Spring Term이라는 표현을 사립학교는 Winter Term 이라는 표현을 좀더 자주 쓰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잘하게 나뉘어져 있는 방학은 학생입장에서는 사실 나쁘지 않지만, 한국에서 유학을 보낸 부모님 입장에서는 살짝 애매하기도 합니다. 특히나 하프텀 (주말 포함 약 10일)을 영국에서 그냥 지내게 할 것이냐 한국으로 귀국 시킬 것이냐가 가장 그렇죠. 경험적으로 보면 고등학교 이전의 학생들은 대개 하프텀에 한국으로 오고, 영국 학년으로 10학년이 넘으면 영국에 남아서 공부하는 경향이 좀더 짙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학을 시작한지 3년 이하는 돌아오고 그 이상이면 남아있는 비율도 좀더 높죠.
공부하는 기간으로 본다면 1년에 약 39주 정도입니다. 길이로 보면 첫번째 텀이 가장 길고 마지막 텀이 가장 짧죠. 한국의 평균 수업기간이 약 40주이니 한국보다는 "약간" 더 짧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방학이 여기저기 흩어져있다보니 방학에 맞춰 뭔가를 준비하려면 산만하고 정신없기는 합니다. 여기에 학생 안전을 위해 모든 연락이 서면으로 사전에 공지가 되고 준비되어야 하다보니 실제로 저희가 받는 가장 일상적인 부모님 연락이 방학 (하프텀, 엑시아 포함) 관련 이슈이기도 합니다.
학교에 따라서는 엑시아나 하프텀 방학 기간에 기숙사를 운영해 외국에서 온 학생들의 학업과 불필요한 이동 시간의 소모를 줄여주기도 합니다. 학교에 따라서는 기숙사 학생들끼리 학교 여행을 다녀온다거나 별도의 엑티비티, 혹은 학기때처럼 일부 선생님들을 데려와 보충 수업을 하기도 하죠.
정리하면, 영국 유학기간 공부하는 기간은 학교 수업 기준 한국과 비슷하며, 방학이 여러가지로 나뉘어 흩어져있어 그때그때 정리와 준비가 필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학생 안전 규정상 모든 일정은 사전에 조율되고 서면 동의를 거쳐 진행되며, 일부 학교의 경우는 기숙사를 개방하고 별도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방학 기간과 기숙사 운영 여부, 기숙사내 활동 프로그램 등은 어쩌면 학교 선택에서 부차적인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특히나 방학 자체는 어느 학교나 비슷하기 때문이기도 하죠. 하지만 자율성이 범위와 학교가 제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질과 양이 상대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학교를 선택하고 결정하는데는 기숙사와 학교의 전체적인 철학, 분위기도 분명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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