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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Paris)에 없는 것 #2-1. 로맨스

파리(Paris)에 없는 것 #2. 로맨스 (안녕 노틀담)

by 여봉수
누군가에겐 사랑의 도시



누군가 파리(Paris)를 연인의 도시라 부르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출장가는데 “누구랑 가느냐”고 물으신 분들도 많으셨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실제 파리 어느 구석에 있는지도 모르면서도, 연인과 노틀담 사원을 지나, 퐁네프 다리를 건너, 에펠탑 전망대에 오르고, 샹젤리제 거리를 걷는 상상은 저도 종종 해봤던 것같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 마음엔 녹이 슬었고, 그런 낙낙한 감정은 기억도 안나는 상황에서 찾은 파리임에도 조금은 설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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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묵었던 호텔 메인 페이지도 사랑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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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우연이 이어지는 필연을 얘기하곤 합니다. 이유없이 서로다른 시선들 서로다른 어프로치들이 연결되어 만들어지는 우연은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에 의해 의도된 미래가 아닐까 하는 따듯한 생각이 주는 위안도 제법 크죠. 그렇게 파리 (Paris) 출장이 결정되고, 만날 사람들이 결정되고, 그리고 결정타는 어느 인터넷 커뮤니티의 반 클리프 앤 아펠 (Van Cleef & Arpels) 포스팅 이었지요.


순전 경영관련 포스팅이기는 했지만 눈에 뜨였던 것은 아마 “파리 (Pairs)”와 “에펠탑 (Eiffel Tower) 그리고 “로맨스”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벌써 한참 전이지만 에펠탑을 같이 보자던 옛친구가 생각이 나기도 했습니다. 부러, 나는 에펠탑 관심없고, 예전 잠깐 들렀던 때 미쳐 들르지 못했던 생트 샤펠 성당 (Sainte Chapelle)과 노틀담 (Cathedrale Notre-Dame de Pairs)이 더 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참에 에펠탑과 노틀담이 이어진 시계가 있었던 거죠. 그리고 사랑의 다리 (Pont des Amoureux)로도 유명한 “Pont des Arts (퐁데자르)”의 재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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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비싸요.
나중에는 더더욱


조금은 잔인한 장난처럼 느껴졌습니다. 다른 한편으론 수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구나 싶기도 했죠. 가격이나 보자고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역시 사랑은 돈이 많이 듭니다. 시계 가격이 무려 40만 파운드, 한화로 6억이 가뿐이 넘는 금액이더군요. 스토리를 따라가니 두 연인은 과거 Pont des Amoureux (사랑의 다리/퐁데자모르) 에서 만나 사랑을 나눴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그렇게 다시 헤어진 연인은 예전 기억을 떠올리며 각각 에펠탑에서 노틀담을 내려다보며, 다른 하나는 노틀담에서 에펠탑을 올려다보며 과거를 추억했다고 합니다. 과거엔 “반값”이었던 사랑의 순간을 “두 배”로 비싸진 시계에 넣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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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말도 안했었는데, “영국에 간 김에 사랑을 찾으세요!”라고 한 학생이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시계 사진을 보냈습니다. 사진과 함께 제가 써서 보냈어요 “사랑은 비싸.” 아닌게 아니라, 파리 (Paris)엔 사랑이 없더라구요.



Ps. 노틀담 대성당의 화재를 이런 말장난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지만, 속된 마음에 이런 생각이들더군요. 너마저, 노틀담… 안녕…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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