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끝에 다다르면
서울경찰청 앞 도로에 정차한 버스에서 언아더들이 빠르게 청사 내로 진입한다.
복도에 있던 경찰들은 무슨 일인지 어리둥절할 뿐이다.
검은 복면을 쓴 28명의 언아더들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뭐야? 무슨 비상 걸렸어?”
청사 내 형사들과 경찰관들이 어수선하다.
마침내 한 언아더가 찾은 무기고로 10명의 언아더들이 달려간다.
그동안 나머지 언아더들은 라니의 어머니를 찾고 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달려가는 언아더를 감석봉 형사가 붙잡는다.
“머슨 일인교?”
복면 뒤 언아더의 영혼 없는 두 눈이 섬뜩하다.
“여서 뭐 하냐고요?”
감 형사가 더욱 힘 있게 언아더의 팔뚝을 잡는다.
그러자 갑작스레 언아더의 단검 공격이 가해진다.
재빠르게 업어치기로 제압하는 감 형사가 수갑을 채우려 한다.
이때 다른 언아더의 공격을 받는다.
주변의 형사들이 일제히 제압하려 달려들지만 또 다른 언아더들의 단검 세례를 받아 모두 쓰러진다.
감 형사가 도주하려는 한 언아더의 복면을 잡아 벗긴다.
그리고 뒤통수를 손바닥으로 냅다 내리친다.
감 형사의 엄청난 힘에 맞은 언아더 하나가 졸도해 쓰러진다.
청사 내에 긴급 사이렌이 울린다.
라니의 어머니를 찾지 못한 언아더들이 확보한 무기들만을 가지고 빠르게 청사를 빠져나간다.
뒤따르는 다른 경찰들과 총격전이 벌어지고 두 명의 언아더가 더 쓰러진다.
도주한 언아더들을 태운 버스가 빠르게 경찰청을 벗어나 도주한다.
몇 대의 순찰차들이 도주하는 버스를 뒤따라 추격한다.
쓰러져 있는 언아더에게 수갑을 채우고는 뒤집어 얼굴을 확인하는 감 형사.
“모르는 얼굴인데. 뭐 하는 넘들 이제?”
복도는 피를 흘리며 쓰러진 경찰들과 형사들로 엉망이다.
“119죠. 여기 서울경찰청인데예. 엠블란스 좀 많이 보내주이소. 빨리 좀 부탁 함니더.”
전화를 끊은 감 형사가 구급상자를 찾으러 형사계 안으로 들어간다.
감 형사의 두꺼운 팔뚝에도 붉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다.
언아더들은 버스를 추격하는 순찰차들을 향해 탈취해 온 총기로 총격을 가한다.
총격을 받은 순찰차들이 하나 둘 연기를 피우며 도로 한가운데에 멈춰 선다.
“팀장님! 서울청이 습격당했다 합니다!”
“뭔 소리야?” 엄 팀장이 수화기를 들어 확인 전화를 건다.
“네?! 알겠습니다. 바로 추적하겠습니다!”
엄 팀장과 팀원들은 교통상황 CCTV로 도주한 버스를 추적하려 한다.
하지만 강원도 고성의 산골 도로에는 CCTV가 충분하지 않기에 흔적을 놓치고 만다.
사살된 다른 언아더들의 얼굴을 확인한 경찰들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모두가 같은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생포된 언아더는 말을 할 줄 몰랐으며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마치 살아 움직이는 영혼 없는 사이보그 같다.
서울경찰청은 청사를 공격한 미지의 테러단체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감 형사를 포함해서 스페셜 태스크포스 팀(Special Task Force Team)을 강원도 고성에 설치한다.
경찰은 클론으로 이루어진 범죄단체 또는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이들을 ‘트리플 C’ 라 칭한다.
트리플 C란 Clone Criminal Cabal로 클론 범죄 집단의 약자다.
스페셜 태스크포스 팀은 버스를 놓친 강원도 고성의 용하리 일대에서 수사를 착수한다.
뉴스를 통해 이들의 행적을 알게 된 카랜과 레드 역시 강원도를 향해 출발한다.
카랜이 데리고 온 미국지사의 조직원들도 그들의 뒤를 따른다.
돌아온 언아더들의 바디캠을 보고 심각성을 인지한 라니가 탈취해 온 무기들로 완전무장을 하고 텔레포테이터를 이용해 쉬지 않고 자신의 복제를 강행한다.
그렇게 라니는 군단을 만들어 결전에 대비할 생각이다.
경찰청 서버를 해킹한 카랜은 라니의 어머니가 경찰청에 있다는 것을 파악한다.
카랜은 레드에게 위조 경찰 신분증을 만들어 주고 라니의 어머니를 데리고 오라 한다.
경찰청에 도착한 레드.
"저.., 말씀 좀 묻겠습니다."
바쁜 걸음으로 지나가는 순경을 붙들어 세우며 레드가 말을 건다.
"네? 무슨 일이시죠?"
"여기 신변보호 중인 여성분 계시죠?"
"글쎄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지금 정신없이 바빠서요.. 저 안쪽 강력계에 물어보시죠."
이때 한 형사가 지나친다.
"저기, 말씀 좀 물읍시다."
레드가 형사를 세운다.
"뭐죠?"
"여기 신변보호 중인 여성 있죠?"
"누구세요?"
"아.., 저는.." 레드가 재킷 안 주머니에서 신분증을 꺼내 보여준다.
유심히 들여다본 형사가 묻는다 "근데요?"
"저희가 안전가옥으로 모시려고 왔습니다."
"안전가옥? 인수인계서 있어요?"
"그거 FAX로 이미 도착했을 텐데요. 이게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버려서.."
레드가 바지 뒷주머니에 양손을 꼽는다.
"그래요? 그럼 저 안쪽에 강력계로 가서 반장님 만나 보세요."
"고맙습니다."
레드가 꾸부정하게 거수경례를 한다.
형사가 어디론가 빠른 걸음으로 복도 끝 모퉁이를 돌아 사라진다.
"여기 반장님이 누구신지?"
"누구시죠?" 한 형사가 자신의 팔을 잡고 있는 레드를 어이없다는 듯 바라본다.
"보호자 인수인계로 왔습니다."
"저기 창가 쪽에 계신 분입니다."
"감사합니다." 레드가 방긋 웃는다.
"수고가 많으십니다." 레드가 정중히 인사를 건넨다.
"네.., 무슨.." 반장이 고개를 들어 레드를 본다.
"신변 보호자 어디에 계신가요?"
"누구세요?" 반장이 의심 어린 눈으로 레드를 바라본다.
레드가 신분증을 책상 위에 올려놓으며
"인수인계하러 왔습니다. 안전가옥으로 지금 바로 모셔가야 합니다."
"인수인계서 가져오셨수?"
"제가 떠날 때 FAX로 보낸다고 했는데.. 보호자 어디에 계신가요? 지금 안전하신가요?"
반장의 눈에 들어온 전 형사를 부른다.
"전 형사! FAX 온 거 있나 확인해 봐라!"
전 형사가 알겠다는 듯 손을 들어 보인다.
"보호자 어디에 있습니까? 지금!"
다그치는 레드의 성화에 정신없이 바쁜 반장이 생각 없이 말을 해 버린다.
"저기 회의실에 계세요."
레드가 슬며시 자리를 옮긴다.
"어디 가세요?" 반장이 레드를 불러 세운다.
"보호자분 상태 좀 확인하려고요."
반장은 이렇게 형사들이 쫘악 깔린 곳에서 그리고 같은 경찰이니 무슨 일 있겠냐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가보라는 듯 손가락으로 회의실을 가리킨다.
회의실에 들어간 레드 "이제 안전가옥으로 제가 모시겠습니다." 하며 라니 어머니를 부축해 회의실을 나선다.
라니의 어머니를 데리고 바쁘게 움직이는 형사들 틈을 유유자적하며 청사를 빠져나간다.
그리고 카랜과 조직원들이 있는 강원도로 향한다.
카랜이 소형 드론에 설치한 냄새증집 및 열추적 장비가 경찰들보다 먼저 라니의 조립식 주택을 찾아낸다.
“저 계곡 안쪽에 그 해커 놈이 있다. 오늘 밤에 죽이던 생포하던 한다.”
“그럼, 내가 직원들 데리고 올라가서 확 불 싸질러?”
레드가 흥분한 듯 서성거린다.
“아니, 너와 난 아래 진입로에서 기다린다. 직원들만 올려 보내서 저 집 포위한 후 기습하는 걸로 하자고.”
카랜은 레드가 일을 망칠까 걱정되어서 옆에 잡아두기로 한다.
그날 밤, 퓨어데빌 미국지사에서 온 조직원들이 라니의 조립식 주택을 포위한 채 카랜의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다.
어둡고 조용한 산자락에 스산한 바람과 고라니의 우는 소리만이 정적을 깨고 있다.
구름에서 나온 차가운 달빛이 숲을 비치는 순간, 조직원들 눈앞에 검은 형체들이 나타난다.
카랜은 드론을 띄워 상황을 살피고 있다. 이때 열화상 카메라에 이상한 것이 잡힌다.
“어? 이거 뭐지? 빨간색들이 엄청 많네?”
“그러니까? 이게 우리 조직원들 같은데 하나당 두 개씩 붙어있어..” 옆에서 모니터를 보던 레드가 말한다.
“그럼 뭐야! 이거 우리 조직원들이 포위돼 있다는 거잖아!” 놀란 카랜이 조직원들에게 급하게 공격 명령을 내리지만 무전기 너머로 아무런 응답이 없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
레드가 상황을 살피기 위해 산을 타고 오른다.
라니의 조립식 주택에 다가가던 레드가 그 자리에 멈춰 선다.
바람을 타고 진하게 불어오는 피비린내가 히트맨의 감각을 깨운 것이다.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한 레드가 빠르게 산자락을 타고 다시 내려온다.
드론의 열화상 카메라로 레드와 그를 쫒는 무수한 무리를 발견한 카랜이 자동 소총을 꺼내 조준을 한다.
“Fuck!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카랜의 긴장한 이마에 진땀이 흐른다.
빠르게 산을 타고 내려오는 레드의 뒤로 검은 형체들이 따라 달려 내려온다.
카랜의 자동 소총에서 불이 뿜어져 나온다.
‘타타타탕’
산자락을 울리는 총성에 주변 군부대와 스페셜 태스크포스 팀에 비상이 걸린다.
“어디서 나는 총성이야?”
“용하리 쪽에서 나는 것 같습니다.”
“뭐 해! 빨리 충돌시켜!”
“네!”
“비상! 출동이다! 전원 트럭에 탑승! 비상!”
군부대원들이 분주히 장비를 챙기며 막사에서 뛰쳐나온다.
태스크포스 팀의 밴 차량과 장갑차가 황급히 출발한다.
레드가 정신없이 총질을 하고 있는 카랜을 세단에 밀쳐 넣는다. 그리고 차에 오르려는 순간 검은 복장의 언아더들에게 붙잡히고 만다.
카랜은 세단의 운전석으로 몸을 옮겨 차를 몰고 도주를 시도하지만 이미 포위한 언아더들의 일제사격에 즉사하고 만다.
그 차량의 트렁크에는 라니의 어머니도 결박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없는 언아더들이 차량을 폭파시켜 버린다.
붙잡힌 레드를 끌고 마을 어귀에 정차된 버스에 오른 언아더들이 용하리를 조용히 빠져나간다.
뒤늦게 조립식 주택에 도착한 군대원들과 태스크포스 팀들은 무참히 살해된 무장한 외국인들을 발견한다.
폴리스 라인으로 둘러 쳐진 라니 아버지의 폐차장에 도착한 버스.
언아더들이 레드를 검은 컨테이너로 끌고 들어간다.
기다리고 있던 라니가 컨테이너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총상 입은 레드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퓨어데빌 본사에서 왔어?”
레드가 라니의 얼굴을 본다.
“Damn it! 그 Fucking해커 놈이네!”
“나를 알아?”
“알지. 여기서 니 아빠를 잡아다 죽였다.” 레드가 라니를 자극한다.
그러나 평정심을 잃지 않은 냉정한 말투의 라니가 묻는다 “누가 내 얼굴을 또 알고 있지?”
“글쎄, 아마 퓨어데빌은 니 얼굴 다 알고 있을 거야. 그 말은 넌 이제 좆된 거지. 하하하하하.”
“그래? 넌 어디서 온 거야? LA 한인타운?”
“왜, 그게 궁금하지?”
“아니, 생긴 건 섞였고 한국어도 잘하고 뭐 그래서..”
“그래 LA에서 왔다. 아마 지금쯤 너 잡으려고 전세기가 뜰 준비 중일 거다.”
“오! 그래?” 라니의 표정이 굳어져있다.
컨테이너를 나가는 라니가 언아더들에게 생각으로 지시를 내린다.
지시를 받은 언아더들이 양손이 뒤로 묶인 레드를 컨테이너 천장에 거꾸로 매단 후 목을 따버리고 나간다.
컨테이너 안에 매달린 레드가 목에서 피를 쏟으며 움찔거린다.
잔혹한 전쟁의 서막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