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기쁨
기쁨이가 온지도 일주일이 지나고 이제 어느 정도 적응한 것 같아서
마리앤과 함께 기본 훈련을 시켜 보기로 했었다.
마리앤이 거실 한쪽 끝에서 기다리고 나는 다른 쪽에서 간식을 들고 시작했다.
마리앤이 먼저 “기쁨, 이리 와”라고 했고 기다렸다.
그리고 잠시 뒤 내가 “기쁨, 이리 와”라고 하고 기다렸다.
그렇게 한참을 반복하다 기쁨을 부르고 손에 쥐고 있던 간식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마리앤이 부르면 천천히 다가가 간식을 받아먹었다.
조금은 귀찮은 듯한 발걸음이지만, 그래도 성공적인 첫 발걸음이었다.
그리고 내가 부르자 조금 여유로운 듯 그러나 천천히 귀차니즘을 시전 하며 걸어왔다.
맛있는 간식을 먹는 재미에서 인지 점점 말귀를 알아듣는 것 같았다.
물론 눈치로 간식을 먹기 위함이었겠지만..
나에게 다가온 기쁨에게 이번엔 “앉아”라고 하자.
우두커니 서서 나를 멍하니 ‘뭐래?’라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오라 해서 갔는데 간식은 안 주고 뭐라 뭐라 하니 기분이 좀 상한 것 같았지만,
계속 “앉아”라고 말하며 맘속으로 기쁨이가 앉는 자세를 그려 보고 있던 찰나!
기쁨이가 앉았다. 마치 내 마음속 그림을 본 것처럼.
다리가 아파서인지 아니면 간식을 주기를 기다리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기쁨이가 마치 내 말을 알아듣고 앉았다는 착각에 사로 잡히고도 남을 순간이었다.
마치 의사소통이 되는 기분이랄까!
난 얼른 간식을 주었다.
기쁨이도 무언가 알아차린 것 같았다.
그렇게 밤이 깊도록 마리앤과 나, 그리고 기쁨이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몇 개월이 지나자.
기쁨이는 자기 이름도 알아듣고 이리 와, 앉아, 그리고 기다려 등을 할 수 있는 고양이가 되었다.
그리고 훈련시간 동안 많은 간식을 먹은 기쁨이는 점점 덩치가 커져갔다.
물론 몸길이도 길어지고 얼굴도 어른스러워졌지만..
그래서 마리앤과 나는 기쁨이가 이제 점점 어른이 되어간다고 생각했다.
병원에 Annual Check up과 면역 주사를 맞으러 가기 전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