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기쁨
기쁨을 입양하고 처음 병원에 가는 날이다.
집 근처의 동물병원에 예약을 하고 방문했다.
추운 날씨라서 주차를 하고 얼른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첫 방문이라 서류작성 및 여러 가지 등록절차를 거쳐야 했다.
그리고
잠시 기다리고 나서 진료실로 안내받아 들어갔다.
기쁨이를 이동가방에서 꺼내 주고 진료대 위에 올려 주었다.
그러고 나서
잔뜩 긴장한 기쁨이에게 간식을 주며 달래주고 있었다.
수의사 선생님이 진료실 안쪽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서며 환하게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기쁨이를 쓰담 쓰담을 하시면서 기쁨이와 친해지는 시간을 조금 가지며 기쁨에 대해 이것저것을 물어보았다.
그런 다음에
수의사 선생님이 기쁨이의 등록칩을 스캔하고 확인 후, 청진기로 이곳저곳을 살폈다.
기쁨이는 어정쩡한 자세로 버티고 있었다.
체중계에 기쁨이를 올려서 몸무게를 쟀다.
의외로 기쁨이는 쫄보였다.
잔뜩 긴장한 기쁨은 불안한 몸짓으로 진료를 받고 있었다.
수의사 샘이 기쁨이의 몸무게가 너무 많이 나간다고 비만이라며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했다.
훈련을 하면서 간식을 너무 많이 먹인 것 같아 기쁨이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나서..
수의사 샘은 기쁨이의 꼬리를 위로 들어 올린 후에 똥꼬에 기다란 면봉 같은 것을 찔러 넣고 빙빙 돌린 후 실린더에 넣었다.
기쁨이는 이때 엄청난 충격을 받은 듯했다.
묭! 하며 짧은 외마디 소리를 냈고 어쩔 줄 몰라했다.
당황한 기쁨은 내쪽으로 다가왔다.
기쁨이는 얼굴을 내 몸에 대었다.
난 그런 기쁨이를 안심할 수 있도록 잡아 주었다.
그런 후에 수의사 샘이 면역 주사를 놓았다.
주사 바늘이 들어갈 때도 기쁨이는 묭! 하며 짧은 외마디 소리를 내며 긴장했다.
수의사 선생님에게 진료 내용을 전해 들은 후에 계산을 하고 병원을 나섰다.
병원을 나서는 우리에게 수의사 샘은 다이어트 꼭 해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거듭했다.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 기쁨이는 조용히 이동가방 안에 있었다. 평소와는 전혀 다른 행동이었다.
평소 같으면 앙칼지게 소리치며 이동가방에서 나가려고 발버둥 치는 것이 정상이지만..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일이기에 집에 가면 맛있는 간식으로 위로해 주려 맘먹었다.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하기로 하고..
집에 온 기쁨이는 이동가방에서 나오자 뒤도 안 돌아보고 타워에 올라 얼굴을 숨기고 웅크리고만 있었다.
엄청 삐졌나 보다 했었다.
간식으로 유혹해 봐도 꼼짝하지 않고 그 자세로 한동안 있던 녀석.
삶이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는 걸 다시 경험한 기쁨이를 보고 있자니..
마음이 많이 짠해졌지만, 그냥 가만히 두었다.
배고픔과 시간이 다 해결해 줄거라 믿으며..
내년 체크업때는 좀 더 씩씩하게 진료받고 주사도 맞자!!
쫄보 기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