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코로나 싫어

by 달그락식탁

여차 저차 해서 코로나에 걸리게 되었다. 증상을 보니 아마도 오미클론인 것 같다. 인후통과 기침으로 쪼끔 힘들었고 오한도 살짝 있었다. 이 글을 쓰는 현재는 호흡기 증상들은 많이 좋아졌는데 후각, 미각은 제대로 작동을 안 하는 듯하다. 냄새를 잘 못 맡고 그것 때문인지 뭘 먹어도 딱히 맛있다고 느끼질 못한다. 그냥 매운맛과 쓴맛은 대충 알겠고 단맛이나 고소한 맛, 감칠맛 등은 느껴지지 않는다. 요리 유튜버에게 이 무슨 일인가...! 뭐 언젠가는 회복되겠지 하고 마음 편히 먹고 있지만 살짝 쫄리긴 한다.

뜨거운 물을 마시면 좋다고 해서 물을 엄청 많이 마시고 있다. 평소에 물 마시기 싫어하는 건 화장실 가는 게 귀찮아서이기도 한데 덕분에 화장실을 자주 가고 있다. 격리 기간 동안 가장 싫었던 게 뭐냐고 물으면 화장실 가는 것이라고 말할 것 같다.


동생이 나한테 감염됐는데 이제 증상이 나타나서 골골된다. 맨날 롤 하면서 시끄럽게 하는 애가 갑자기 조용하니까 뭔가 더 불쌍해 보인다. 그래도 나는 오랜만에 조용하게 지내게 되었다. 동생 미안...


가장 몸이 안 좋았던 날 낮에 잠을 자다가 가위에 눌렸었다. 누군가가 창문을 통해 들어왔었는데 얼굴은 볼수가 없었고 나를 움직이지 못하게 꽉 잡고 있었다. 꿈속 내 시선엔 큰 거미가 있었는데 평소 벌레라면 질색하는데도 거미가 무섭거나 소름 끼치진 않았다. 아무튼 엄마를 빨리 불러야겠다 생각했었던 것 같은데 가위에 눌려서 그런지 목소리가 나오질 않았다. 세 번 정도 소리를 내려고 시도해보다가 소리가 안 난다는 걸 깨닫고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벗어날 수 있을지 생각했다. 아무튼 여차저차 온몸에 기를 모으고 엄마!!!! 하고 소리치는 데 성공했고 잠에서 깰 수 있었다. 엄마라는 말은 실제로도 했다. 잠꼬대처럼 한 게 아니고 실제로 큰소리로 엄마를 부르면서 깼다. 엄청 크게 소리를 지른 것 같은데 엄마는 그 소리를 못 들은 것 같았다. 이게 실제 상황이었으면 나는 꼼짝없이 죽었겠구나 싶었다.


계속 방 안에서 삼시세끼 받아먹으면서 있으니 살만 찐 것 같다. 코로나 걸리면 살 빠진다는 말 다 개소리였다. 나의 미각이 안녕한지 알아보기 위해 자꾸 젤리, 과자 같은 걸 먹고 있으니까 당연한건가 싶기도 하고...


애니 속에 나오는 제품들 리뷰를 하려고 일본에서 뭘 잔뜩 주문했었는데 이게 이제야 도착했다. 지금은 영상을 찍을 수 없어서 구석에 잘 놔뒀는데 빨리 먹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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