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아이들의 생일이어서 큰 애가 집에 왔을 때의 일이다. 점심 때 함께 태국 요리점에 갔다. 음식이 맛이 있어서 자주 가는 곳이다. 식사를 하면서 큰 애에게 아침에 자면서 생각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엄마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어."
"그게 뭔데?"
"매일 해야하는 일들이 많아서 새로운 글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릴 만한 시간이 안 되는거야.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잠을 자면서 내용을 구상해보면 어떨까 싶은 거야. 물론 깊게 잠들었을 때는 불가능하지만 얕은 잠을 잘 때는 가능하더라고. 오늘 아침에도 쓰고 싶은 책 한 권을 구상해보았는데, 네가 듣고 어떤지 평가해줄래?"
큰 애는 "정말? 그게 가능해?" 하면서 믿기 어렵다는 눈치였다.
"이름이라는 큰 주제로 글을 써보려고 해. 1부에는 **의 이름에 대해 쓸 거고, 2부는 **의 이름에 대해 써볼 거야. 그리고 3부에서는 제목에 이름이 있는 소설들에 대해서 쓸 거야. 예를 들어 『82년생 김지영』이나 『시선으로부터』 처럼 말야. 그런데 3부를 생각하다보니 제목에 이름이 들어간 소설 제목을 떠올려야 하잖아? 분명 잠을 자고 있는데 내가 국내와 국외로 나누어서 제목에 이름이 들어가 있는 소설을 머릿속으로 검색하기 시작하는거야. 그동안 읽었던 책 제목들이 계속 주르륵 넘어가면서 말야. 자면서 검색할 수 있다는 게 스스로 신기하더라니까. 어때, 놀랍지 않아? "
아이가 신기해하하며 "응. 엄마가 책을 많이 읽고 글을 쓰니까 그게 되나봐." 라고 답을 한다.
"그런데 이런 주제는 어때? " 자면서 생각한 구상에 자신이 없어 아이디어가 어떤지 물어보았다.
"응, 좋아. 나는 괜찮다고 봐."
"정말? 그냥 막 이야기하는 것 아냐? "
"아니야. 진짜 괜찮은 것 같아"
"그래? 그런데 제목을 뭐라고 붙여야 될지 모르겠어. 『모든 것에는 이름이 있습니다』 이렇게 붙이면 어때?"
"그건 좀 별로인것 같아. 제목을 잘 붙여야 될텐데.." 아이가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래? 영화 『콜미 바이 유어 네임』이 생각이 나서 『너의 이름을 불러줄게』 뭐 이런 식으로 붙여볼까 생각도 해봤어."
"엥? 그건 더 이상해." 반응이 별로이다.
"그럼 뭐 괜찮은 제목 없을까?"
"나는 이 아이디어 들으니 아이유 노래가 제일 먼저 생각이 나. 아이유 노래 중에 『이름에게』 라는 곡이 있거든."
"그래? 모르는 노래인데 제목은 참 좋다."
말없이 듣고만 있던 둥이 1번이 한 마디 거든다.
"『이름의 이름』은 어때요?"
"오. 그것도 좋다. 완전 멋있는데."
아이들과 함께 또 이렇게 책 한 권의 제목은 지어두었다. 내용은 조금씩, 천천히 써나가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