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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리나 Jun 06. 2022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에 대하여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1주년 에디션이 새로 나왔다. 이번 표지색이 소설 내용에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소설의 주인공은 노라이다. 노라는 우울감을 견디지 못하고 있다. 어머니의 죽음, 고양이 볼테르의 죽음, 결혼 이틀 전 닐과의 파혼, 해고, 한 명 있는 피아노 수강생까지 그만두는 상황인데 자신의 고민과 감정을 나눌 친구조차 없다. SNS에도 누구 하나 댓글을 남기는 사람도 없다. 삶의 의미가 없는 상황에서 노라는 자살하기로 결심한다. 


자살을 시도한 노라가 눈을 뜬 곳은 자정의 도서관이다. 사서인 엘름부인은 이 곳이 삶과 죽음 사이에 있는 도서관이며, 서가에 있는 책은 노라가 살았을지도 모르는 삶들을 담고 있음을 알려준다. 노라는 <후회의 책>을 펼쳐서 후회되는 순간 다른 선택을 해서 달라지는 다양한 삶을 살아보게 된다. 빙하학자, 뮤지션, 동네 펍 주인, 수영 선수, 아이가 있는 삶 등 노라가 느끼기에 가장 완벽한 삶을 찾을 때까지 다양한 삶을 살아보게 된다. 


소설에 쓰여져있는 말 중 삶을 끝내려고 했던 이유가 불행해서가 아니라 불행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라는 말이 크게 와닿았다. 오늘의 기분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좋지 않은 상황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은 우울감을 계속 지속시킨다. 그런데 내가 바라는 상황이 온다고 해도 아마 또 나는 고민에 빠질 것이고, 괴로운 일에 봉착하게 될 거라는 걸 안다. 



 이 소설의 노라 역시 마찬가지다. 완전한 삶이라는 게 존재할 수 있는가?  불가능할 것이다. 완벽한 행복을 누리는 삶은 가능할까? 역시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방법은 무엇이 있는가? 결국은 삶의 불완전성을 받아들이며 현재에서의 삶의 가치와 행복을 찾으려는 노력을 놓지 않는 것이다. 이걸 알면서도 왜 나는 괴로운가 싶긴 하지만 알고 있으니 이 정도로 살아가는 것일 수도 있다. 다른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고, 희망의 끈을 놓지 말라는 두 개의 메시지가 특히 가슴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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