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라는 감정

일자 샌드 <서툰 감정>

by 책읽는 리나


대학원 시절 동기 중에 목소리가 아주 예쁜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가 맑고 예쁜 목소리로 발표문을 읽으면 항상 주목과 칭찬을 받았다. 목소리가 더 예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오던 나는 그 친구가 발표문을 읽으면 질투가 났다. 발표문을 읽을 때 억지로 기침을 한 적도 있었다. 유치한 행동을 하는 자신이 무척이나 형편없어 보였지만 질투의 감정을 억누르지는 못했다. 질투심에 빠져 허우적대는 자신을 보며 한없이 괴로워졌고 마음이 편하지 못했다. 질투의 대상은 계속 바뀌었다. 가족에 대한 질투부터 시작해 친구에 대한 질투, 내가 이루고 싶은 일을 수월하게 이룬 사람에 대한 질투로 계속 이어졌다. 물론 질투심 때문에 이룬 일도 있었다. 자극이 돼 나태해지는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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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심리학자 일자 샌드는 ‘서툰 감정’에서 질투란 갈망과 욕구, 사용되지 않은 재능이 혼합돼 있는 감정이며 이를 수치스럽게 여길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질투를 느끼지 않고 싶으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만약 원하는 것을 얻는 게 불가능할 경우에는 이를 단호히 포기하고 성취할 수 있는 다른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원하지만 얻을 수 없는 일을 포기하는 건 쉽지 않다.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마음을 다독이면서 포기해도 어느 순간 자극의 스위치를 밟게 되면 다시 표면으로 나오게 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질투의 감정은 서서히 사라져갔다. 내가 잘되는 일만큼이나 주변 사람이나 다른 사람이 잘되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부터였다. 시샘과 질투의 대상이 됐던 사람들은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모습을 갖춘 사람이었다.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있는 것을 빛나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 질투라는 감정의 방향을 잘 들여다보고, 한계를 인정하고, 가능성이 있는 분야에서 노력하는 일. 질투라는 감정을 다스리는 제일 좋은 방법이 아닐까.


<서툰 감정> 중 질투에 대한 인상적인 구절들


질투는 갈망과 욕구, 사용되지 않은 재능이 혼합된 감정이다. 우리가 질투를 느끼는 대상은 내가 원하는 것을 가지고 있거나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p. 134


질투를 부정적인 감정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누군가를 질투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도덕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원하는 감정을 선택할 수도 없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 중에서 어떤 감정은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할 수 있을 뿐이다. p. 141



질투를 느끼지 않기를 원한다면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야 한다.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그것을 단호하게 포기하고, 철저히 애도하고 성취할 수 있는 다른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p. 142


다른 사람의 질투의 대상이 되고 싶은 심리에는 여러 가지 동기가 숨어 있다. 그것은 복수의 한 방법일 수도 있고, 수동적인 공격의 한 형태일 수도 있다. 어른들이 그런 방법을 사용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기 힘들다. 질투의 대상이 되고 싶은 심리는 자신의 입장을 견지하고, 타인에게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인식되기 위한 방법일 수도 있다. 아니면 단순히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고 싶은 욕구일 수도 있다. 남들의 부러움을 사는 것에 유달리 집착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보내는 감탄과 사랑을 혼동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릴 때 누군가로부터 감탄은 많이 받았지만, 사랑은 충분히 받지 못한 것이 원인일 수도 있다. pp.143~144





<살며 사랑하며> 컬럼으로 썼던 글입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hotissue/article/005/0001334817?cid=1014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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