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날씨도

맹렬한 감정을 어쩌지는 못한다

by 떠돌이

익숙한 외로움

나를 움직이는 추동력이자 무력감의 근원


잠들지 못하는 날이 길다.

새벽녘이 되어도 잠이 오지 않는다.


냉정한 날들은 그저 그렇게 나를 스치고 지나간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오랫동안 혼자였다.

가까운 가족의 죽음 뒤 알 수 없는 공포감에 혼자 잘 수 없었다. 드라마 같은 걸 보면 가까운 이가 꿈에라도 나오면 좋을 텐데 실상은, 꿈에라도 나올까 미칠듯이 두려웠다. 고모는 그걸 고인이 정을 려는 거랬지만 나는 화장실까지 한 발짝 떼기도 두려웠다. 밤의 공포는 나를 집어삼킬 듯 길었고 나는 그 시간 속에 위태롭게 떨며 밤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정상적인 생활을 누리지 못 누적되는 피로들.

늘 누군가가 필요했고 혼자 있는 밤, 잠들지 못했던 다음날의 피로를 이기지 못할 때면 사람들이 있는 강의실이나 동아리방에서 쪽잠을 잤다. 낯 모르는 누구라도 같은 공간에 있으면 잠이 들 수 있었다. 타인에게 의존해야만 생존이 가능한 삶. 그러므로 더 외로워지는 날들이 이어졌다.

수면제 효과가 떨어질 무렵은 술을 마시고, 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수면제를 먹고.. 현대 과학의 다행스러운 산물이다.


외로움이 깊어지는 날, 외로움과 고통은 인생의 바탕이자 보통의 상태라는 것을 배우고 인식하고 체화하려 해도 그래도 그것들이 힘겹게 느껴지는 날, 나는 참지 못한다. 후회할 것 같은 일들을 시작한다. 술을 마시고 끊었던 담배를 피우며 생각한다. 내일 후회하겠지. 칫솔질로 닦이지 않는 비릿함과 씁쓸함의 시간 동안 후회가 이어지겠지.


잠시만 외출해도 코가 떨어질 듯 시린 요 며칠, 따듯한 곳으로 들어오면 머리가 띵하다. 마치 잘못된 곳을 들어온 곳 마냥. 이 추운 날,


내 존재를 참지 못하고 나의 행동 하나를 꼬투리 잡아 미워하는 사람 옆에 있는 것은 어렵고 비참하기까지 한 일이다. 그럼에도 떠나지 못하는 나. 난 널 죽이고 싶어.

가족에게 이해는커녕, 별난 인간으로 취급되어 그들이 저지른 가해는 모른 체 한쪽만 기억하, 그리하여 피해자가 유별난 취급을 당하며 내쳐지는 것은 기분 째지게 더러운 일이다.

외로움이 인생의 기본값이라지만 그 기본값이 항상 괜찮은 것만은 아니다.


내 잘못을 알지만 그 잘못을 대면하지 못 잠만 자려고 하는 게 꼭 나쁜 일 만은 아니다.

꼭 고생해야 하는 삶이 옳은 것도, 나은 것만도 아니다.


나는 너를 죽이고 싶다. 그렇지 못한다면 차라리 나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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