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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ya Sep 27. 2015

그 회사 옥상에서 일어난 일

#3

지난주,

아버지 직장 동료가 회사 옥상에서 투신했다.

그의 늦둥이 아들이 첫 돌을 맞는 날이었다.

서울 본사에서 감사팀 직원들이 내려왔다. 

출입기자들에게는 엠바고가 떨어졌다.

개새끼들. 이런 건 산재도 보험도 안 돼. 더러운 놈들.



나는 산업팀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선배 이 건은 이니셜로도 다루기 어려워요?
... 야 이거 대박감인데... 우리 쪽에서 감당 안 돼. 다른 데도 안 쓰는 이유가 있어.

나는 하나만 알고 둘을 모르는 신참이었다. 

전화를 끊자마자 선배의 명함을 재활용 수거함에 떨어뜨렸다.




오늘 아침, 인터넷의 모 대안언론에서는 <어느 대기업 유통사의 총괄 매니저 ㄱ씨(43세) 투신 자살>을 단독 보도했다.  지난 십 수년 간 아버지의 동료였던 그의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나는 용기를 낸 언론사의 이름을 확인했다. 지난 회식 때 말이 나왔던 곳이었다. 우리 신문에서 못 견디고  뛰쳐나간 꼴통들이 만든 곳이야.  저것 봐 나가서 개고생하고 삽질하고 있잖아.


매일 내가 보는 세상보다, 뉴스는 너무 맑고 깨끗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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