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패럴뉴스 칼럼
2021년 9월 어패럴뉴스에 기고한 '유럽서 전하는 패션 이야기'전문이다.
소비자 마케팅 키워드인 프리미엄 전략과 개인화는 지금도 유효하다.
현재 더욱 양극화 현상과 초개인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2년 전 독일에 와서 온라인 쇼핑을 위해 가장 먼저 가입한 채널이 아마존 프라임이었다.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의 강력한 락인 효과는 직접 이용해보면 실감할 수 있다.
독일 현지 기업의 이커머스 플랫폼보다 훨씬 다양하고 빠르게 쇼핑이 가능하기 때문에 독일 사람들은 아마존을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다. 아마존이 독일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은 무려 53%다.
미국의 아마존은 2000년 독일에 진출한 이후, 현재 유럽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아마존 독일은 연간 4억5천 명이 방문하는 유럽 최대 온라인 마켓이 됐고, 북미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시장 확장성이 확인되자, 오는 11월 아마존은 럭셔리 스토어를 도입한다. 이미 작년 9월 미국에서 프라임 회원 대상의 전용 카테고리로 런칭된 럭셔리 스토어는 오스카 드 라렌타, 로다테 외에 끌레 드뽀 보떼, 레바이브 스킨케어 등 뷰티 브랜드를 추가했다고는 하나 이렇다 할 대표 럭셔리 브랜드가 입점하지 않아, 시작 6개월 만에 매출 정체가 일어났다.
아마존에 이어 유럽 패션 이커머스를 주도하는 잘란도 또한 이달 럭셔리 패션 카테고리인 ‘잘란도 디자이너’를 신설한다. 창업 13년 만인 이달 독일 증시(DAX) 상장을 앞두고 있는 잘란도는 2020년 총 거래액이 전년 대비 30% 증가하면서 매출 역시 23% 증가한 80억 유로(약 10조원)을 기록했다. 2025년까지 유럽 전체의 시장 점유율 10%를 목표로 성장중이다.
‘잘란도 디자이너’는 ‘당신에게 맞는 럭셔리(Luxury on your Terms)’라는 슬로건으로 MZ세대를 타게팅한다. 미쏘니, 만수르 가브리엘, 크리스토퍼 케인, 프로엔자 슐러 등 50개 이상 디자이너 브랜드의 도입으로 럭셔리 패션의 확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강력한 브랜드 커뮤니티를 확보하기 위해 150개국 4만5,000명의 고객을 확보한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 ‘Not Just a Label’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마케팅 캠페인 또한 틱톡과 인터랙티브 디지털 필름 ‘A Life of Liberty’를 통해 MZ세대 흥미를 유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미 유럽 패션 이커머스 시장은 파페치, 마이 테레사, 네타 포르테, 매치스 패션, 그리고 LVMH 소유의 24 Sèvres 등을 중심으로 럭셔리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아마존의 럭셔리 스토어가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안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시장에서 우위에 있는 아마존과 잘란도가 비슷한 시기 럭셔리 패션을 운영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바로 핵심 소비자인 MZ세대의 니즈에 부합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베인앤컴퍼니는 MZ세대가 2025년까지 시장 성장의 130%를 기여할 것으로 추정했다.
프리미엄 소비가 활황일수록 자연스럽게 개인화 서비스에 대한 요구도 높아진다. 런던을 기반으로 왓츠앱, 위챗 등 채팅 기반 소셜 플랫폼에서 럭셔리 브랜드를 판매하는 스레드 스타일링(Threads Styling)은 팬데믹 이후 수익이 두 배 급증했다. 판매에 대한 개인화된 접근 방식은 소비자와 브랜드를 더욱 밀착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잘란도는 프리랜스 스타일리스트와 고객을 연결하는 개인 스타일링 서비스인 잘론(Zalon)을 2019년부터 운영중이다. 잘론 플랫폼에 고객이 자신의 선호도, 치수, 예산 등을 공유하면 스타일리스트가 그에 맞는 스타일링 박스를 소비자 집으로 보낸다. 개인 스타일링 서비스를 통해 면밀한 고객 데이터의 축적과 판매 적중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
대중성을 지향했던 아마존과 잘란도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도 가치 중심의 프리미엄 브랜드 도입과 고객데이터 기반의 개인화 서비스로 진화 중이다.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소비자가 있다.
[출처] http://www.apparelnews.co.kr/news/news_view/?idx=192809&cat=CAT24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