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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itaa Apr 26. 2023

중고 패션은 왜 지속가능한 미래의 키워드가 되었나

어패럴뉴스칼럼

어패럴뉴스에 2020년 8월 기고한 중고패션의 중요성에 대한 칼럼이다.

전문은 어패럴뉴스 http://www.apparelnews.co.kr/news/news_view/?idx=184479&cat=CAT2 에서 확인할수 있다. 공유시 출처를 꼭 밝혀주시길..




제조업에서 출발한 현재의 패션 산업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잉 생산과 과잉 소비를 부추긴다는 인식이 강한 기존의 패션 산업은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받아 왔다.


2050년이 되면 전 세계 탄소 배출의 25%를 섬유 생산이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하지만 중고 제품을 구매한다면 탄소 배출량이 82%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중고 패션 소비는 현재의 유행을 쫓아가기보다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이 반영된 합리적이고 친환경적인 개념 소비다. 자신의 개성과 가치관을 직접 드러내는 ‘미닝 아웃(Meaning Out)’이 소비의 한 축으로 자리잡으며 중고 패션 시장도 더욱 커지고 있다.

향후 10년 이내에 중고 패션 시장 규모가 패스트 패션 시장 규모의 1.5배로 성장하고, 중고 의류 판매, 대여 서비스 등이 미래 패션 시장의 주류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이어지고 있다.


중고 패션이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의식 있는 소비 태도를 과시하고 싶어하는 MZ 세대들 때문이다.


2019년 버버리는 세계 최대 중고명품 패션 플랫폼 ‘더 리얼리얼(The real real)’에 입점하며 발을 먼저 들였고, 쓰레기를 양산한다는 비난을 들었던 H&M은 일부 매장에서 중고 패션을 판매하기 시작하더니, 스웨덴 최대 중고 패션 플랫폼 셀피(Sellpy)를 인수했다. 올해 독일 서비스를 시작으로 유럽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17개국 2,900만 명이 이용하는 유럽 최대 온라인 패션몰인 독일의 잘란도는 2019년 64억8,250만 유로(약 8조6,8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판매하는 패션 브랜드만 2,500여개에 달한다. 코로나에도 성장을 거듭하며 2020년 15~20%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매출은 증가하나, 소비자들의 옷장에 이미 옷이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상품 주문량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잘란도 고객 1인당 평균 구매 비용은 2019년 57.1유로에서 56.6유로로 하락했다. 패션 제품을 구매할 때 환경 보호를 고려한 젊은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도 구매 비용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이는 잘란도뿐 아니라 모든 패션 업계가 겪는 공통된 현상이기도 하다.


잘란도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략이 바로 중고 패션 판매다.


지클(Zircle:Zalado+Circular) 팝업 스토어



먼저 2018년 잘란도 워드로브(Zalando Wardrobe: 잘란도 옷장)는 디지털 옷장 앱을 출시했다. 잘란도를 통해 구매한 모든 의류를 가상 옷장으로 자동 전송하여 사진을 게시할 수 있으며, 다른 곳에서 구매한 의류 품목은 수동으로 입력하고 추가할 수 있다. 소비자는 이 앱을 통해 중고 의류를 다른 소비자에게 재판매하거나 잘란도에 넘겨주고 온라인 숍에서 쇼핑 바우처를 받을 수 있다. 독일에서만 운영했는데 소비자의 반응이 좋았다.


이어 2019년 하반기에는 지클(Zircle:Zalado+Circular) 팝업 스토어를 베를린의 알렉사 쇼핑몰에서 두달 간 운영했다. 잘란도 워드로브 앱을 통해 고객으로부터 구매한 옷을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에서 판매했다. 잘란도는 이를 중고 패션의 오프라인 판매에 대한 고객 평가와 쇼핑 및 판매 경험치의 데이터를 쌓을 수 있는 기회로 활용했다. 현재 잘란도 워드로브 앱에서는 1백만 개의 중고 의류가 거래됐고, 2023년까지 5,000만개에 이르는 의류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는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중고 전문 거래 플랫폼과 온라인 패션몰 무신사의 ‘중고 패션 거래 장터’ 정도가 있다. 회원들끼리 거래하는 플랫폼으로 운영 중이어서 더 리얼리얼, 셀피, 잘란도 워드로브 등처럼 전문화되어 있지 않다.


이미 급성장하는 글로벌 사례를 보면서 우리도 이제 패션 상품을 제조해 사고파는 시대를 지나 디지털 기술을 활용, 소비자가 원하는 패션을 서비스하는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



[출처] http://www.apparelnews.co.kr/news/news_view/?idx=184479&cat=CAT24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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