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nitaa Oct 16. 2020

H&M의 실험, 하이퍼 로컬 스토어 미떼 가튼

유럽의 지속가능성 이야기

빨간 로고가 없는 H&M 매장, 베를린 미떼 가튼


지난 2월 엄청난 확진자 급증으로 강력한

통행 자제 권고령이 내려진 독일.

본격적인 코로나 쇼크 직전, 프랑크푸르트에 살고 있는 저는 가족들과 베를린 여행을 다녀왔어요.


패스트 패션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H&M은 최근 4년간 부진을 면치 못했어요.

‘패스트 패션은 환경에 해롭다’는 틀을 탈피하기

위해서 H&M은 “지속가능성, 디지털, 지역화”

초점을 맞춘 실험을 부단히 한 결과,

부진의 늪에서 점차 헤어 나오게 되었는데요.

한동안 소비자의 관심에 멀어졌던 H&M이

2019년 드디어 최대 매출을 기록했어요.


2019 회계연도 전체 매출액이 2,327억 6,400만 크로나(약 28조 8,278억 원)로 전년대비 11% 증가,

2015년 이후 4년 만에 최대 매출 성장세로 마감했어요. 영업이익률은 2015년 14.9%에서 지난해 7.4%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되었지만요.


그동안 주요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이

대형 매장 위주로 운영 전략을 전개했다면,

H&M은 소비자 변화에 대응하여 그들이 운영하는 가장 작은 규모의 세계 최초 지속 가능한 하이퍼

로컬 스토어를 시도했어요

.

멀어진 고객을 다시 오게 하기 위한 최선책으로 ‘가장 작은 규모로 가장 밀접하게’ 다가갈 수 있는 전략을 택한 것이라고 보이는데요.

독일은 H&M이 468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최대의 시장으로 가장 중요한 국가이기에

수도 베를린 , 가장 핫한 거리 중 하나라는 미떼 지구에 2019년 10월 300m²의 작은 매장 하나를 오픈했어요.


베를린의 Mitte Garten H&M 매장입니다.


<Mitte Garten H&M 매장 전경. 출처: Fahion United>
<VMD의 힘? 기존 H&M과는 또 다른 분위기, Mitee Garten Berlin. 직접 촬영, 202002>
<VMD의 힘? 기존 H&M과는 또 다른 분위기, Mitee Garten Berlin. 직접 촬영, 202002>


H&M '동네 가게’ 열다. 이것이 바로 ‘하이퍼 로컬’

고객 참여를 기반으로 특정 지역으로 세분화된 ‘하이퍼 로컬’을 지향하는 베를린 미떼 가튼.

H&M이 이러한 리테일 트렌드를 시도하는 이유를

2가지로 꼽을 수 있는데요.

소비자가 점점 더 개인적이고 특별한 쇼핑 경험을 찾는 추세와 대형 매장을 운영하는데

필연적으로 따르는 엄청난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도 고객 경험에 중점을 둔 특정 지역의 작은 매장으로 앞으로 리테일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죠.


2019년 10월, 100년 넘게 베를리너들의 중심이 된 미떼 거리에 오픈한 Mitte Garten H&M.


H&M의 평균 매장 규모가 1,700m²인데 반해

가장 작은 300m² 규모로 ‘보다 베를린스럽고,

보다 개인적인’ 콘셉트를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에요.

베를리너들의 취향을 저격할 상품과 비건 카페,

베를리너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전시,

요가 세션, 패션 토크, 작은 뒤뜰 정원에서의

크리스마스 마켓 등을 시도했어요.


<커뮤니티 기능도 겸한 Mitte Garten Berlin. 출처:H&M>


눈에 띈 부분은 H&M의 레드 로고를 감추고

그레이 컬러의 작은 간판과 옅은 녹색 벽, 아치형 천장, 목재 및 흰색 선반이 작은 부티크 같은 느낌이었어요.


미테 가튼 H&M은 베를린에만 운영하는 희소성 때문인지 아이러니하게도 베를리너보다 여행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더 많이 매장 안에 북적였어요.


‘동네 상점’ 같은 아늑한 분위기였는데요.

오가닉, 재활용 소재의 H&M Conscious 라인이

중심이 되어 현지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베를리너 라이프 스타일 콘텐츠’로 구성되었어요.

<H&M의 재활용, 친환경 소재로 만든 Concsious Collection 중심으로 구성된 의류 섹션>

다른 회사의 아이템 구성도 OK?

동네 사람들이 원한다면!


온라인 빈티지 쇼핑몰을 운영하는 ‘Out of use berlin’의 듀오에 의해 큐레이션 된 빈티지 아이템과

베를린의 핫한 비건 카페 ‘달루마(Daluma)’코너,

니치 향수 Tonis의 베를린 향수 외에도 Jungfeld 라벨의 양말, Velt Studios의 가방 및 액세서리,

The Ordinary의 비건 스킨케어 등 다양한 제품을 믹스하여 새로운 감각을 전달하고 있어요.

<베를린의 핫한 비건 카페 달 루마, 베를린 향을 담은 니치 향수, 비건 뷰티 the Ordinary>
<비건 뷰티 the Ordinary>
<베를린 기반의 중고 편집숍 레이블, Out Of Use Berlin>


매장에 걸린 멋스러운 빈티지 버버리 트렌치코트와 오래된 슈즈와 화병 등이 매력적이었어요.

베를린 기반의 인디 브랜드들도 이곳에

큐레이션 되어 있어 흥미로웠고요.

<오래되어 더 멋진 세컨드 핸즈 상품들, 아웃 오브 유스 베를린의 큐레이팅, 직접 촬영. 202002>
<오래되어 더 멋진 세컨드 핸즈 상품들, 아웃 오브 유스 베를린의 큐레이팅, 직접 촬영. 202002>


예술보다 과학, 데이터에 기반한

디지털 매장 관리로 고객 경험 극대화


오프라인 매장은 이제 온, 오프를 연결하는

옴니채널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라이제이션은 필수인데요.


Mitte Garten H&M의 디지털 기술은

고객과 직원에게 눈에 띄지 않으며

매력적인 고객 서비스로써의 디지털 경험을 완벽하게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설계되었다고 해요.


H & M Mitte Garten은 H&M 연구소가

Microsoft, AKQA 및 Turnpike와 공동으로 개발한

새로운 쇼핑 경험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의 쇼핑 경험에 대한 서비스를 향상하기 위해

매장 직원에게 디지털 기술을 제공하고 있어요.


매장에는 일부 컨셔스 라인만을 구성, 진열하고

고객이 H&M의 전체 컬렉션을 검색할 수 있도록

Microsoft Surface Studio 2 스타일링 터치 스크린을 세팅했다고 해요.

<미떼 가든의 협업을 통한 디지털 라이제이션: H&M X Turnpike Group x Microsoft, 출처: H&M>


<디지털 스타일링 스튜디오, 직접 촬영. 202002>

매장에서 구매 가능한 상품을 확인하거나,

온라인으로 주문한 후 QR 코드를 사용하여

휴대폰으로 보낼 수 있다고 해요.

또한 고객은 스마트 피팅룸의 버튼을 통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요.


직원이 손목에 착용하는 팔찌(커넥티드 브레이슬릿)로 알림 및 탈의실 통화 알림 등을 위한 웨어러블에 연결됩니다.

H&M의 매장 직원은 이 앱을 통해 새로운 컬렉션, 트렌드 및 일정 등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다고 해요.

원활히 운영된다면 편리하고 효율적일 것 같아요.


모든 비즈니스가 전략적인 디지털 비즈니스 하에

기술, 빅데이터 및 분석으로

세분화된 디자인, 제조, 물류, 판매 시점 관리,

그리고 매장 내 팀원 관리까지 가능하게 합니다.


고객, 매장 직원, 사무실 직원 및 관리는 모두

Microsoft Teams 및 Power Apps를 기반으로

내부 응용 프로그램을 통해 시스템에 연결됩니다.

앱을 통해 고객의 질문이나 불만사항을 다른 직원 및 경영진과 연결하고 좋은 사례와 그에 대한 피드백도 공유할 수 있다고 하네요.



베를린 로컬 브랜드의 큐레이터, 지역 커뮤니티의 호스트 역할

Mitte Garten H&M은 베를린 기반 브랜드의 큐레이터와 호스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요.

온, 오프라인 채널을 뛰어넘어 이곳에서 협업 플랫폼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보였어요.


앞서 언급한 현지 빈티지 운영 파트너인 Out of Use Berlin에게 운영권을 위임하여 구성된 빈티지 코너의 분위기도 베를리너 스타일로 큐레이션된 것이 특징이예요.

매장 안에 입점한 베를린의 유명한 비건 카페 달루마(Daluma)는 현재 독일에서 가장 큰 백화점 카데베(Ka.De.We) 푸드 코너에도 입점되어 인기를 끌고 있는 핫플 중 하나예요.



또 새로운 시도로 느껴진 부분은 고객이 앞으로 출시될 새로운 컬렉션과 이전 컬렉션의 아이템을 시험해 볼 수 있는 매장 지하의 쇼룸이었어요.


이 곳에서 관심 있는 상품을 온라인에서 사전 주문 후 매장에서 픽업하거나 배송 혹은

앞으로 나올 컬렉션의 일부를 무료로 쇼룸에서 48 시간 동안 대여할 수도 있다고 해요.



동네 가게, 로컬 스토어 답게 놀라웠던 건 쇼핑 후 다른 약속이 있는 고객은 베를린 시내에 한해 자전거 택배로 상품을 직접 배송도 해준다 합니다.

진정한 ‘동네 가게’ 다운 밀착 서비스까지

시도하고 있죠?


매장 뒤편에 있는 카페와 연결된 작은 정원은

밤이라서 가보지는 못했어요.

이곳에서는 베를리너에게 인기 있는

요가 세션, 명상 코스, 스킨케어 상담,

크리스마스 마켓 같은 이벤트를 열고 있다고 하는데

이번 코로나 19 사태로 현재 모든 이벤트는

취소 상태예요.


지속가능 매장의 미래

이번 코로나 쇼크를 겪으면서 우리는 이제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고객 관점에서의 더욱 편리한 비대면 쇼핑을 세팅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과의 접목은

이제 필수가 될 것으로 보여져요.


또한 지속 가능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친환경, 재활용, 중고 빈티지 아이템 등

소비를 순환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도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이제 가까운 내 주변에서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우리 동네만의 하이퍼 로컬 스토어의 니즈와 기업 입장에서도 재고 부담을 줄이면서 탄력적인 운영을 빠르게 할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는데요.


그런 측면에서 H&M의 하이퍼 로컬 스토어 Mitte Gartne의 ‘열린 시도’는 지속 가능한 오프라인 매장의 미래 중 하나에 대한 노력으로 보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