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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ak Tie Mar 26. 2016

글로벌 전략의 1순위, 기본 중의 기본 - 다국어

(본 칼럼에 표시되는 이미지는 웹 검색을 통해 다운로드 된 이미지이며,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난 언어학자도 아니고, 카피라이터의 직업을 가진 사람도 아니다. 차라리 테크니컬 라이터 였다면 다국어로 인해 이렇게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동안 겪은 나름의 경험을 토대로, 다국어에 대하여 기록해 본다.

(다국어를 검증하고 이 문제의 깊이를 알 수 있도록 해 주신 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 다른 팀의 상급자 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아시아 인들은 서양인보다 수학을 더 잘한다?

"4, 8, 5, 3, 9, 7, 6 이 숫자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입으로 소리내어 읽어보자. 이제 20초 동안 다른 곳을 쳐다보며 금방 외운 숫자를 기억해내 다시 큰소리로 말해보자. 영어권에 사는 사람들이 일곱 개의 숫자를 완벽하게 외워서 다시 말할 가능성은 50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만약 여러분이 중국인이라면 거의 확실하게 이 숫자를 다시 말할 수 있다....(중략)...중국어에서는 앞서 말한 숫자, 즉 4, 8, 5, 3, 9, 7, 6를 언제나 2초 안에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 : 말콤 글래드웰, 아웃라이어 中>


지식/문화/삶을 대변하는 언어.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아시아인들이 굳이 서양인보다 수학을 잘하는 이유 중 강력한 한 가지는 "언어"이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언어 속에 녹여져 있는 숫자의 체계와 간소화된 발음 속에서 서양인의 그것과는 다른 지식체계를 쌓았던 것이다. 다음을 비교해 보자.


[영   어]  One, Two, Three, Four, Five, Six, Seven, Eight, Nine, Ten, Eleven, Twelve, Thirteen, Fourteen, Fifteen...

[한국어]  일, 이, 삼, 사, 오, 육, 칠, 팔, 구, 십, 십+일, 십+이, 십+삼, 십+사, 십+오, 십+육...이+십+일, 이+십+이...


잘 보면 영어 대비 한국어는 명확하게 10단위 숫자를 기점으로 동일 패턴이 무한반복된다.

정확히 말하자면 숫자 11에 대하여 영어는 너무도 쌩뚱맞게 새로운 단어인 "Eleven"을 사용하지만 한국어는 누구나 예측 가능하도록 "Ten One"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니 숫자 배우는 것도 빠르고 응용도 훨씬 잘 할수 밖에!!)


한 가지 다른 예를 들어보자.

[영   어]  Do you have lunch? / Have you lunch?

[한국어]  점심 먹었냐? /  점심 먹었어? /  점심 드셨어요? /  점심식사는 하셨는지요?


위의 사례는 강력한 문화적 차이를 보여준다. Elder First의 문화를 가진 동양(특히 한국)에서 사용되는 문장은 같은 의미라도 지위고하에 따라 다르게 사용된다. 반대로 영어는 지위고하가 거의 없다.


단점을 말하면, 한국의 언어구조는 나이에 대한 권위/권력에 약할 수 밖에 없는 문화가 만들어지는 초석인 것이다.

물론, 서양에서는 한국의 Elder First의 문화를 부러워하기도 한다.

(참조 : 팀 오라일리의 한국 노인공경 감상 : https://plus.google.com/u/0/107033731246200681024/posts/9rh3m39EAM5)


너무나 당연하니까, 그런데 어색하면 눈에 띄는.

하지만 언어라는 것은 공기와 같이 너무나도 당연하기 때문에 쉽게 신경쓰이지 않는다.

다음 안내 문구를 비교해보자.  

 -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 잠시 후 사용하여 주십시오.

 - 지금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 준비 상태 중입니다.

 - 시스템 준비 중입니다.


동일한 상황에서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 안내 문구이다. 이 중에서 그냥 대충 봐도 어색한 문장이 하나 있다.  -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 잠시 후 사용하여 주십시오.

 - 지금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 준비 상태 중입니다. <- 바로 이것

 - 시스템 준비 중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어색하다'는 것을 발견한 것일까?


"'준비 상태'라는 단어는 현재 진형형을 의미하므로 '~중입니다' 라는 현재 진행형 종결사와 함께 사용되면 '현재진행-현재진행' 형 문장으로써 한글 문법 구조상 맞지 않는다."


라고 설명하실 분이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말이 안되잖아! 뭔가 이상해!" 라고 할 것이다.


이 사진을 보고 우리가 웃는 이유는?

앞서 말한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사용한 모국어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당연하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어색함을 즉시 발견하게 된다. 이것이 글로벌 제품을 개발함에 있어 굉장히 어렵고 난해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굉장히 사소한데 너무 눈에 확 띄니까.


글로벌 제품(서비스) 개발에서 다국어에 대하여 유의할 점

먼저 가장 모바일 앱 기준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언어는 다음과 같다.(http://uxmag.com/articles/taking-mobile-global)

                       

1. English (영어) 

2. French (프랑스어)

3. German (독일어)

4. Italian (이탈리아어)

5. Spanish (스페인어)

6. Portuguese (포르투갈어)

7. Chinese (중국어, 간체) 

8. Dutch (네덜란드어)

9. Japanese (일본어)

10. Russian (러시아어)


인류가 사용하는 언어로 따지자면 단연 중국어가 1위겠지만 (13억 인구가 쓰고 있는데!!) 모바일 앱 기준이기 때문에 예상한 대로 영어가 1위다.


가장 우선적으로 사용 언어 순위를 보여주는 것은, 더 이상 "한국인으로써 한국어로" 생각하면 안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한국어는 '과학적으로 우수한 언어'일 뿐이지 '범용적으로 고려되어질만한' 수준의 언어가 아니다.


1. "죄송하지만 조용히 좀 해 주시겠습니까?" 를 번역해 보자 - 용도에 맞는 정확한 번역 


"Hey guy. Please, Shut up."


이게 틀린 번역일까? 억지스러울 수 있겠지만 "죄송하지만 조용히 좀 해 주시겠습니까?"로 얼마든지 해석 가능하다.

위의 번역이 '뭔가 잘못됐다' 라고 생각되는건, 우리가 '영어'를 배웠기 때문이다. 

만일 누군가가 덴마크어나 스웨덴어를 위와 같이 번역해 놓았다면, 우리가 알 수 있을까?


 이번에는 조금 다른 형태의 예로써 다음을 한국어로 번역해 보자. (이번에도 조금은 억지스럽게)

"Track Play"


1) 트랙에서 운동

2) 트랙 재생

3) 음악 재생


정답은 뭘까? 모두 정답이다.

1번은 체육 관련 종사자의 언어이고, 2번은 음악 CD를 위한 언어 이며, 3번은 음원 재생을 위한 언어이다.

그런데, 번역의뢰자는 3번에 해당하는 용도로 정의하였지만 번역자는 1번으로 번역할 수도 있다. 

상상해보자.

 아이팟을 새로 구매해서 음악을 넣고 재생버튼을 눌렀는데  "트랙에서 운동합니다" 라는 팝업이 나왔다!


2. "전기온돌매트"를 영어로 바꿔보세요 - 최우선적 고려항목. 길이

아이폰에서 사용되는 메인 컨텐츠의 대부분의 UI는 리스트 형태이다.

디자인하시는 분들은 잘 아실만한 내용으로 말하자면, 리스트 형태는 좌측정렬로 인해 자칫 잘못하면 화면의 균형이 좌측으로 쏠려 보일 수 있다.(개발자 분들은 리스트 형태라면 대환영이시죠?)

그런데 왜 굳이 리스트 형태를 쓸까? 다음 이미지를 보자.

(예를 들기 위해 영어는 제가 임의로 작성했습니다.)


우리가 생각한 것 그 이상으로 다국어로 변환했을 때 길이가 길어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동양의 언어(중국어계열)가 서양의 언어(영어계열) 보다 짧은 성향을 지닌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기 때문에 서양언어보다 동양언어가 길어질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리스트 방식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다.

가끔 평가자 분들 중, 다국어를 고려하지 않는다거나, '영어는 영어고, 한국어는 한국어답게 해야죠' 라고 하면서 지역별 UI를 별도로 요구하시는 분들이 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추가 발생 비용과 유지보수를 그 분께 죄다 맡겨버리고 싶다.


단, 웹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길이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롤오버" 라는 마우스 인터페이스의 강력한 기능을 사용하여 어느정도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모바일 제품 보다는 화면에 대한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3. 영어에서 사용하는 UX가 아랍어 에서도 UX일까? - 약어(Abbrevation) 에 대한 고민

우리가 다국어를 맞춰 나가면서 흔히들 많이 하는 오류가 "약어(Abbreviation)"에 대한 착각이다.

많은 약어들이 사회적으로 통용되고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먼저, 저와 동종 업계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많이들 사용하는 용어인 UX와 UI를 보자. 저 용어는 내 부모님도 모른다. 같은 한국인이어도 모르는데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이 사용하고 접해버려서' 뭔가 일반적인 용어인 줄 착각하고 그대로 쓰는 경우가 있다.


그 상태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제품을 출시하고 광고카피에 "Great UX!!" 라고 썼다고 해 보자.

장담하건데 절대 '안 팔린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이와 비슷한 실수가 있었는데 그건 다음과 같다.

- CD (Compact Disc) 는 영어 뿐 아니라 유럽의 영어권 국가들 (프랑스, 스페인, 덴마크 등)도 일반적으로 쓰는 용어이다. 하지만 아랍어 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용어였다. 그들은 'Disc' 를 번역한 용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 마이크에 이상이 발생했을 때 "Please check the MIC" 라는 안내 메시지가 있다고 가정할 때, MIC는 DJ가 사용하거나 엔지니어들이 간략하게 사용하기 위해 쓰는 표현이다. 미국/영국 영어가 아닌 이상 정확하게는 'Microphone' 을 사용하는 것이 맞다.  


4. Set as Destination? Set as destination? - 대소문자 사용 용법

한국에서 영어에 대한 작업을 할 때 많이들 헷갈리는 부분이 바로 이 대소문자 구분이다.

내비게이션에서 '목적지 설정'에 해당하는 영어인 'Set as Destination'의 예를 보면 누가 봐도 S와 D가 대문자가 되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 같다. 그리고 대소문자 표시에 대한 그라운드 룰을 만든다.


 - 단어(Word)의 앞글자는 대문자를 쓴다.

 - 구(Phrase)의 경우 단어별로 대문자를 쓰며 전치사와 관사는 대문자를 쓰지 않는다.

 - 문장(Sentence)의 경우 맨 앞글자만 대문자로 쓴다.  


상당히 완벽할 것 같은 룰이다. 자 그럼 이제 헛점을 찾아보자.

만약 Set as Destination이 바뀌어서 Set as your destination이 되었다고 하자.

이 경우, Set as your destination은 구(Phrase)로 정의해야 할까? 문장으로 정의해야 할까?

다국어를 한 사람이 작업한다고 가정하면 이건 그 사람이 정의하기 나름이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동시에 작업하는 큰 프로젝트라면, 누군가는 구(Phrase) 로 정의해서 'Set as Your Destination' 이라 쓸 것이고, 누군가는 문장(Sentence)로 정의해서 'Set as your destination.' 이라고 쓸 것이다.


거기에 마침표까지 찍어가면서!!


5. Do you want to~ 가 맞을까요 Do you wish~ 가 맞을까요? - 가장 까다로운, 일관성

실제 다국어 작업을 하게 되면 가장 까다롭고 어렵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이 바로 '일관성' 유지이다.

여기에 일관성 이라는 것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한다.


1) 용어의 통일

조직이 크고 부서가 많을 수록 동일한 내용을 의미하는 언어에 대하여 각각 다르게 사용할 수 있다.

가령 'USB메모리' 라는 용어에 대하여

A부서에서는 'USB 메모리' 라고 사용하고

B부서에서는 'USB 스틱' 이라고 사용할 수 있다.

사실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는 그것이 'USB 메모리'던 'USB 스틱' 이던 상관 없다. 모두가 다 잘 아니까 말이다.

그런데 웹사이트에 자사 제품 홍보 코너에 A, B 부서가 각각 홍보물을 게시한다고 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분명 같은 의미, 같은 기능, 같은 용도에 각각 다른 의미의 글이 올라오는 것이다.


2) 단어와 단어

앞에서 있던 문제를 해결하고자 A, B 부서간의 협의에 의해서 'USB 메모리'라고 용어를 통일했다고 하자.

그렇다고 다 해결된 걸까? 다음을 보자.


 - USB메모리

 - USB 메모리

 - USB-메모리

 - USB Memory

 - USB memory

 - USB-Memory

 - USB-memory      


어떤 것으로 사용해야 하는 걸까? ^^;

동일한 사항에 대하여는 모두 동일한 표현법과 동일한 단어를 써야 하는 것이다.


3) 단어와 문장

단어와 문장은 앞에서 말한 것보다는 찾아내기도 더 까다롭고 어렵다.

일반적으로 제품에서의 문장은 설명문구(Description)와 팝업창에 띄우는 팝업메시지(Popup-Message)에

많이 사용된다.

설명문구 (Description)
팝업메시지 (Popup-message)

모두가 아는 것과 같이 문장은 여러개의 단어로 조합되어 이루어지는데 이 중간중간에 끼워져 있는

단어와 다른 곳에서 사용되어지는 단어의 일관성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을 보자.

두개의 화면은 동일한 메시지를 나타내며, 번역에의 오류도 없다. 하지만 어느 것이 맞는 것일까?

내가 Reset 버튼을 눌렀기 때문에 문장은 Do you want to reset? 이 되어야 올바르게 일관성이 유지되는 것이다.


이렇게 문장 사이에 조용히 끼워져 있는 단어에 대한 일관성 찾기는 정말이지 극악의 숨은그림 찾기 난이도를 보여준다. 그리고 상상해보자. 당신이 이런 일관성 검토를 요청 받았는데 그게 '러시아어' 인 것을!!


4) 문장과 문장

문장과 문장은 사실 초기 가이드만 명확하게 주어진다면 일관성 유지가 그다지 어렵지 않으나,

초기 가이드도 없고 특히 중간중간에 변경과정을 거치면서 고려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괴물이 되어가는 녀석이다. 다음과 같은 '한글' 문장이 영어로 번역되어 있다고 가정하자.


 - 카메라를 켠 후 사용해 주십시오. ->  Please use after turning on the camera.

 - 안테나 연결 후 사용해 주십시오. ->  Please use after connecting the antenna.


아무런 이상이 없다. 

그런데 중간에 예외 시나리오가 발견되어서 다음과 같은 문장이 추가되었고 급하게 번역을 진행했다.


 - 전원 연결 후 사용해 주십시오. -> Firstly, connect the power cable.


이제 미치고 팔짝 뛸 상황이 발생한거다. 한글의 문장구조는 동일한데 영어가 어긋난 것이다.

이것이 문장과 문장의 일관성이다.

 - 카메라를 켠 후 사용해 주십시오. -> Please use after turning on the camera.

 - 안테나 연결 후 사용해 주십시오. -> Please use after connecting the antenna.

 - 전원 연결 후 사용해 주십시오. -> Firstly, connect the power cable. (뭐야 이건!!)

  

그렇다고 해서 번역이 틀린걸까? 번역은 절대 틀리지 않았다.


5) 문장의 표현 방식

이제 드디어 답을 내리자. 영어의 의문문에서 Do you want to~ 가 맞는걸까 Do you wish~ 가 맞는걸까?

그리고 이게 전부일까?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나가는 제품의 상당수에는

'~하시겠습니까?' 에 대하여  'Do you want to~?' 를 사용한다.

그렇지만 영어를 조금만 더 공부하신 분들은 Do you want to~가 그다지 공손한 표현이 아닌 것을 안다.

실제 미국 영어에서 공손하다고 여기어지는 표현은 'Would you like to~?' 이다.


만약 UI 설계, 인터랙션 설계를 완전 초특급 울트라 베스트로 해 놓았다고 하자.

그러한 상황에서 팝업 메시지 질문이 "Do you want to apply?"로 나오는 것은 결코 틀린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한끝 차이, 조금 더 공손하게 "Would you like to apply?" 라고 하면 훨씬 매너있는 표현이 되는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영어는 그나마 조금 안다.

중요한 것은 '글로벌' 제품은 영어 뿐만이 아니라는 것.

이러한 문제는 어떤 언어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럼 Do you wish~? 는 뭘까? 틀린 것은 아닌데 그냥 낚으려고 쓴 표현이다. ^^;;)


6. "可口可乐" 이 뭔지 아시나요? - 고유명사의 함정

"McDonald, Apple, Coca Cola, SAMSUNG, HYUNDAI, LG..."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고유명사 (Proper Noun)' 이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고유명사' 는 어차피 변할 리 없으니까 그냥 쓰시면 됩니다."

이것은 엄청난 실수를 불러일으킨다.

특히나 13억 이라는 전 세계 1/6의 인구를 가지고 있는 중국에서는 더더욱!!

可口可乐는 코카콜라의 중국 이름이다

중국은 영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고, 한자문화 자체를 굉장히 중요시 여긴다.

또한 한자는 상형문자이므로 새로운 무엇인가가 나타나면 형상을 본따 만들어진다.

즉, 서양의 새로운 무엇인가가 나타나면 그 형상을 본따 자기들 언어로 만들어 버린다.


Coca-Cola가 회사 이름이라고 고유명사니 그대로 중국에서도 쓰면...

세상에 없는 말을 쓰는거나 다름 없다.


7. 한국어는 쉬운 언어일까? - 모국어. 익숙함의 위험성

먼저 이 글을 여기까지 읽을 수 있다는 것은 한국어를 굉장히 능숙능락하게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다.

하지만 외국인의 시각에서 한국어를 바라보자. 한국어는 과연 쉬운 언어일까?

한글이 과학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언어라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다.

분명, 한글은 쉽다. 그렇지만 한국어는 어려워도 이렇게 난장으로 어려운 언어가 없다.

첫째는 '보조사'인 "은/는, 이/가, 을/를' 이다. 앞 글자에 받침이 있을 때와 없을 때로 나누어져 바뀌는 보조사는

외국인에게는 상당한 난이도로 작용한다. 이것은 우리가 영어에서 in/on/at/as 등을 어려워 하는 것과 같다.


둘째는 '높임법'이다. 윗사람에 대한 높임말은 서양에는 없는 개념이다.

없는 개념을 배우는 데다가 세상에나 높임에 대한 단계도 다양하니 "엄...음....나 너 싫어~!" 하고 뒤돌아가는 가장 큰 원인이다.


우리의 머릿속은 한국어로 세뇌되어 있고, 그것은 후세에도 이어질 것이다.

그게 우리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어의 사고방식으로 글로벌을 대응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외국에서 바라보는 한국어는 분명 외계어일 뿐이다.


마무리, 초기 정의 부터 -> 번역 -> 최종 사용자 까지

여기까지 정말 긴 글을 읽어주신 데 대하여 감사드린다.

글로벌 제품을 개발하면서 언어로 인해 너무나도 많은 고생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이에, 고민했던 흔적과 시행착오에 대한 의견을 나름의 언어로 풀어보았다.


사실 지면 상에 표현하지 못한 고려사항도 몇 가지 더 있고, 고려사항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해결책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부분은 오픈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기에, 지면 상 이정도 까지 하려 한다.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면,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갔으면 좋겠다.

초기 브랜딩 전략부터 시작해서 각각의 홈페이지나 광고 홍보 전단,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판매 직원이 설명해 주는 용어, 그리고 그 정점에는 제품 UI에 명확하게 사용되는 용어들이 일관되어, 마치 하나의 시스템으로 여기어 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그것을 위해서는 언어에 대하여 '표준화'를 강력하게 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할 수도 있고 엄청난 비용이 소요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단 한가지다.

언어는 너무나도 익숙하고 당연한 거니까.


※ Post Script!!

분명 이 글을 여기까지 읽지 않고 Facebook 에서 "좋아요"를 눌러주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혹시 끝까지 다 읽으신다면, '커피 한잔 사세요' 라는 댓글 남겨주시면 꼭 사겠습니다. (아...설마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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