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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ak Tie Mar 27. 2016

날짜와 시간 표시에 대한 디테일

(본 칼럼에 표시되는 이미지는 웹 검색을 통해 다운로드된 이미지이며,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디테일의 영역, 날짜와 시간

일상생활에서 너무나도 당연한 나머지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것들이 있다. 또한 너무나도 당연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사용하는 것들이 있다. 가령 누군가에게 휴대폰 번호를 말할 때 우리는 아주 당연하게 010, 1234, 5678로 말해준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3-4-4 자리로 끊어서 읽어준다는 것이다. 이는 전화번호를 적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은 이미 우리가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틀(Frame) 안에서 무의식에 배어버린 습관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전화번호를 예시로 들었지만, 전화번호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고 먼저 날짜와 시간 부분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6년쯤 전에 개발 중인 멀티미디어 시스템 화면에 시계를 추가해야 한다는 지시가 있었고 특정 화면에서는 날짜까지 표시해야 했다. 이에 화면에 날짜와 시계를 표시할 영역을 확보했는데... 이게 웬걸, 그동안 한 번도 표시해 보지 않은 날짜와 시간을 표시하려니 그 안에 엄청난 디테일이 숨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아무도 주의 깊게 생각해 보지 않은 영역. 이제 탐구해보자.


표준은 있다 : ISO 8601:2004

사실 날짜나 시간은 우리 일상 속 깊이 파고들어 있고 너무나도 당연한 나머지 쉽게 인지하지 못한다. 아니나 다를까 해외에 있는 연구소에 자문을 구해도 속 시원한 정의는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들에게도 날짜와 시간은 무의식 속에서만 존재하고 있었을 것이다. 결국 Google의 힘을 빌어 'Time Format'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니 아주 멋진 자료나 나온다. 그것은 ISO 8601. 국제 표준화 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of Standardization)에서 제정한 시간과 날짜에 대한 표기법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날짜는 다음과 같이 표기하면 국제 표준에 부합한다.

YYYY-MM-DD (2020-12-10)


또한 시간은 다음과 같이 표기하면 국제 표준에 부합한다.

HH:MM:SS (11:12:30)


참 쉽죠잉?...라고 하기엔 사실 뭔가 부족하다.

ISO 8601은 상당히 정확하고 명확하게 정의가 되어 있음이 분명하지만, 몇 가지 디테일이 누락되어 있다.


표준에 정의되지 않은 영역

1) 12시 체계와 24시 체계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더 정확히 알고 있겠지만, 굳이 그렇지 않더라도 상식적으로 시간 표기법은 12시 체계와 24시 체계가 있다. 12시 체계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시간 표기법이고 24시 체계는 군사작전에의 혼란을 막기 위해 규정된 체계로 Military Time이라고 한다. 자 그럼 12시 체계와 24시 체계 중 표준은 무엇일까?

사실 이 부분에 대한 ISO 8601에서의 표준 언급은 없다. 단지 모든 예시가 24시 체계로 되어 있을 뿐이다.


2) 0의 함정

12시 체계와 24시 체계의 시간 표시를 정의할 때, 사소하지만 애매한 문제에 봉착하는 것이 "0"의 표현이다. 이 역시 마찬가지로 ISO 8601에서는 0을 무조건 붙이게 되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모든 예시가 24시 체계로 되어 있으니 12시 체계는 고려대상이 아닌 것이다.

현재 시간이 오전 1시 4분일 경우, 다음과 같은 예시를 보자. 어느 것이 맞는 것일까?                    


  1) 1:4

  2) 1:04

  3) 01:04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 선에서 1번은 좀 어색하다. 그리고 2번의 경우는 12시 체계에 맞아 보이고, 3번의 경우는 24시 체계에 맞아 보인다. 즉, 이는 그냥 정하면 된다. 그러나 여러 사람의 논의가 있는 자리에서 "전 12시 체게에서도 3번(01:04)을 사용하는 것이 맞아 보입니다."라는 의견이 발생하면 여기에 딱히 반박할 근거도 없다는 것이 함정이다.


3) AM과 PM의 표기

12시 체계의 표현에서 흔히들 AM과 PM을 많이 사용한다. 가벼운 상식의 팁으로 말하자면 AM은 Ante Meridiem의 약자이고, PM은 Post Meridiem의 약자로 라틴어의 약자이다. 영어로 하자면 Before Noon, After Noon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글에서는 '오전', '오후'가 가장 정확한 표현이지만 영어 사용에 익숙한 한국에서는 AM/PM을 사용하는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자, 그럼 이제 고민을 시작해 보자. (퍽퍽퍽...ㅠㅠ)


AM과 PM은 시간 앞에 써야 하는 것일까 뒤에 써야 하는 것일까?

사실 이건 논란의 여지가 적다. 뒤에 쓰면 된다. 그러나 언어 특성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분명 영어일 경우는 뒤에 쓰지만 한글로 표기해서 '오전', '오후'로 사용한다면 앞에 써야 한다.


AM과 PM은 소문자로 써도 되는 것일까?

써도 되지만 권장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 역시 표준은 없는데 "Hacker, Diana, A Writer's Reference, six edition, Bedford, St Martin's, Boston, 2007"이라는 책에서 대문자로 쓰는 것으로 권장하고 있다. 테크니컬 라이터 분들의 필독서이기도 한데 이 정도면 나름 가이드라인으로써의 설득력은 있어 보인다.


AM과 PM은 분명 약자(Abbreviation)인데, A.M.처럼 점을 찍어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 역시 앞의 소문자 표시와 마찬가지로 써도 되지만 권장하지는 않는다고..."Hacker, Diana, A Writer's Reference, six edition, Bedford, St Martin's, Boston, 2007"에 명시되어 있다.


4) 요일, 날짜, 시간의 혼합 표기법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가장 골치 아프다. ISO 8601에는 날짜와 시간의 혼용 표기법 예시는 있으며 다음과 같다.


YYYY-MM-DDTHH:MM:SS (2020-12-10T12:00:00)


근데 이걸 실제로 사용하긴 할까? 또한 요일을 표기해야 한다면 어디에 추가되어야 하는 걸까?

이건 절대 그대로 사용하지 못할 것 같고, 그냥 합리적인 방향으로 정리해서 사용하는 것이 정답일 듯하다.

이는 글 말미의 '정리' 부분에서 요약해 볼 것이다.



날짜와 시간 표시에 대한 몇 가지 궁금점

1) 일주일의 시작은 월요일일까 일요일일까?

뭔가 굉장히 상식적인데 애매한 질문이다. 우리는 언제나 월요일부터 학교를 가고, 일을 시작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달력에는 항상 일요일이 월요일보다 먼저 표기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혹자는 '일요일'이 한 주의 시작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결론만 말하자면 표준에서의 일주일의 시작은 '월요일'이다. (ISO 8601)


달력에 일요일이 먼저 표시되는 이유는 기독교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날짜 체계가 기원전(BC: Before Christ)에서 기원후(AD: Anno Domini)로 넘어오면서 고대 로마에서 제정된 달력이 현재의 형태인 것이다. 그리고 기독교에서는 일요일에 한주의 시작으로 제정되어 있다.


* 현재의 달력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10월 (October), 11월 (November), 12월(December)은 원래 8월, 9월, 10월 이었다. 10월의 Octo의 어원이 원래 8이라는 것을 보면 그렇다. 그런데 로마 아우구스티노스 황제가 자신의 이름을 딴 월을 제정한 것이 8월이고 이후 달력이 뒤로 밀리게 되었다고 한다. 추가적으로 월별 패턴은 30일-31일이 반복되는데, 이상하게도 7월과 8월은 모두 31일로 되어 있다. 이 역시 아우구스티노스 황제가 자신의 이름을 딴 월이 1일 부족한 것에 불만을 제기하여 31일로 늘이고 2월에서 줄였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2) 0시와 24시는 같은 시간인데 어떻게 표기할까?

1월 1일 24시와 1월 2일 0시는 같은 시간이다. 그렇다면 이 시간은 어떻게 표기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뭔가 굉장히 허무하긴 한데... 이건 전달하고자 하는 날짜를 기준으로 표시하면 된다. 즉, 어떠한 행사가 1월 1일에 종료되면 "1월 1일 24시 종료"로 표시하면 되고, 1월 2일에 시작되면 "1월 2일 0시 시작"으로 표시하면 된다. 아주 간단한 원리다.


Time Zone에 대하여

한국에서는 고려할 필요가 없는 것이 지역별 시차이다. 국토의 크기가 작아 지역별 시차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인데 미국이나 캐나다, 러시아 같이 국토가 동서로 길어지는 경우는 한 국가에서도 다양한 시차가 발생한다. 이와 같은 시차를 구분하는 지도를 Time Zone Map이라고 하는데 해외여행 갈 때 시차를 계산하는 것과 동일하다. 다음 웹페이지를 참조하면 전 세계의 시간 차를 볼 수 있으며, 흔히들 '서머타임'이라고 알고 있는 "일광시간 절약제(Daylight Saving Time)"를 시행하는 지역도 확인할 수 있다.


자세히 보면 1시간 단위의 시차 말고 30분 단위의 시차 변경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http://www.worldtimezone.com/


정리. 표준은 관습을 뛰어넘지 못한다.

날짜와 시간의 디테일에 대해 여태껏 살펴본 결과, 안타깝게도 국제 표준을 완벽하게 구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당연하게도 날짜와 시간은 모든 사람들에게 오랜 시간 관습적으로 배어있는 표기법이 있기 때문이고 당연히 그것에 대하여 비판을 할 수도 없다.

표준은 애매한 상황이나 국가별 표기법 조사를 하기 어려운 경우에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으며 모든 것은 최대한 현지의 문화에 맞는 표기법을 사용하는 것이 맞겠다.

이에 최소한의 범위인 한국과 미국 정도를 나름의 판단으로 다음과 같이 정리하며 마무리하려 한다.


1) 국제 표준 적용                    

 - 날짜 : 2020-12-10

 - 시간 : 14:07:35

 - 날짜+시간 : 2020-12-10T14:07:35

 - 날짜+요일+시간 : 표준 없음


2) 한국 표기법                    

 - 12시 체계

    - 날짜 : 2020년 12월 10일

    - 시간 : 2:07:35 PM

    - 날짜 + 시간 : 2020년 12월 10일, 2:07:35 PM

    - 날짜 + 요일 + 시간 : "2020년 12월 10일, 수요일, 2:07:35 PM" 또는 "2020년 12월 10일(수), 2:07:35 PM"

 - 24시 체계

    - 날짜 : 2020년 12월 10일

    - 시간 : 14:07:35

    - 날짜 + 시간 : 2020년 12월 10일, 14:07:35

    - 날짜 + 요일 + 시간 :  "2020년 12월 10일, 수요일, 14:07:35" 또는 "2020년 12월 10일(수), 14:07:35"


3) 미국 표기법

 - 12 Hour Format

    - Date : 10 December 2020

    - Time : 2:07:35 PM

    - Date + Time : 10 December 2020, 2:07:35 PM

    - Date + Day + Time : Wednesday, 10 December 2020, 2:07:35 PM


- 24 Hour Format

    - Date : 10 December 2020

    - Time : 14:07:35

    - Date + Time : 10 December 2020, 14:07:35

    - Date + Day + Time : Wednesday, 10 December 2020, 14:07:35


※ Post Scri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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