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반직선 위에 점일 뿐이야.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는 일이야.

by 안미쌤

나롱이와 함께 병원 진료를 다녀오는 길.

라디오에서 반가운 노래가 흘러나왔다.


내가 어렸을 적, 많이 좋아했던 's#arps'의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


'오! 내가 좋아했던 노래다~ 추억 돋네' 하면서 흘러나오는 가사에 집중했다.


어렸을 때는 가사보다는 그냥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 내가 좋아하는 음과 리듬의 노래이기에 즐겨 들었던 것 같은데, 어느샌가 노래를 들을 때 가사에 집중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머리에 박히는 노래 가사.


'울지 마, 이미 지난 일이야.'

'삶의 반직선 위에 점일 뿐이야.'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는 일이야.'

'어른이 되는 과정일 뿐야.'


그중, '삶의 반직선 위에 점일 뿐이야.'라는 말이 크게 다가왔다.




수학 강사가 돼서 그런지, 갑자기 머릿속에 반직선이 그려졌고, '그래, 인생은 직선이 아니네? 다시 돌아갈 수가 없잖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직선의 정의 또한 그러하다.

한 점에서 시작하여 다른 한 점의 방향으로 뻗은 부분.

즉, 직선과 다르게 시작점이 존재하고, 방향이 다르면 모두 다른 반직선이다.


사람도 똑같다.

태어난 시작점이 다 다르며, 인생의 방향이 다 다르다.

우리는 다 다른 반직선 위에 살고 있으며, 어디까지 뻗어나갈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점이 연속적으로 움직이면 선이 되고, 그 선이 연속적으로 움직이면 면이 되는데, 면과 면이 만나 입체도형을 이루고, 우리는 그러한 공간 안에서 서로와 만나게 되는 거 아닐까?


그 점들은 각자의 인생에서 벌어지는 하나의 일들이며, 그 일에 '일희일비'하며 인생을 살다 보면 삼각함수 싸인 곡선 같은 롤러코스터 인생이 될 수도 있고, 한 점에서 시작해 완만하게 곡선을 이루는 무리함수가 될 수도 있고, 무한대 극한으로 발산할 수도 있으며, 하나의 꿈으로 수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냥 음이 좋아서, 따뜻해서 어릴 적 즐겨 듣던 그 노래가 곧 마흔을 바라보는 지금의 나에게는 인생을 다시 바라보게 만들었다.




지난 일을 되돌아보면, 정말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았던 일들도 있었고, 매우 행복해서 지금과 같았으면 하는 일들도 있고, 힘든 일, 슬픈 일, 아픈 일, 무수히 많은 일들이 있었다.


100세 시대에 아직 인생의 반도 살지 않았음에도 무수히 많은 일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그런데 그때는 정말 죽을 것 같이 힘들었던 일도 지금 생각해 보면 그냥 인생의 일부일 뿐이다.


'그래, 그런 일도 있었는데. 지나니 다 추억이다.'라는 생각.


그런 사연을 아는 친구들과 대화를 할 때에도 우리는 유행어처럼 이야기한다.


'그래도 잘 해결 됐으니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하지. 그때는 정말 너무 힘들었어~'라고.


결국 지나면 하나의 추억이 된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기에 언제 또 어떠한 시련이 올진 아무도 모르기에, 사실 이제는 겁이 난다.


어릴 적 패기는 점점 사그라든 지 오래고, 경험을 하다 보니 미리 걱정이 된다.

미래가 두려워지고, 인생의 마지막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게 된다.


그래도 '태어난 김에 살아보는 거다.'

남들과 다른 시작점에서 남들과 다른 점들을 찍으며 지금껏 반직선을 그려왔기에, 앞으로도 끝없이 펼쳐질 나의 인생을 하나하나 찍어보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나와 다른 반직선인 우리 남편과 만나 면을 그리며,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


함께 걷다 보니, 방향이 맞지 않아 부딪힐 때도 있지만 넘어지면 서로 일으켜 세워주는 맛도 있다.


우리의 면과 면이 잘 완성이 되면 언젠가 우리 만의 행복한 공간도 생기지 않을까?


오늘 나롱이와 함께 한 길도.

그 길에서 흘러나온 라디오 노랫소리도.

그리고, 지금 그 기록을 남기는 이 시간도.


다 나의 반직선 위에 점이 될 것이다.


사실 반직선보다 반곡선이 더 맞는지도? 인생은 롤러코스 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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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다 쓰고서야 알았습니다.


'반직선'이 아니라 '반칙선'이었다는 것을. 하하하


제 귀가 잘 못 되어 또 하나의 글이 탄생했네요.


이런게 바로 요즘 '럭키비키' 인건가요?


이 실수도 또 하나의 점이 되어 제 인생을 채우겠군요!


저처럼 '반직선'으로 들리신 분이 또 계신지 궁금합니다. 하핫


제발 제가 이과라서 '반직선'으로 들린게 아니라고 해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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