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M씽크 3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기복 Sep 23. 2020

가수 스태프들의 기인열전을 보고 싶다면? 전참시!

(부제: 엔터 취준생의 시선에서 보는 전참시)

 ‘전지적 참견 시점(전참시)’은 2018년 3월부터 방영을 시작하여 현재 MBC의 간판 예능으로 자리 잡은 프로그램이다. 기본적으로는 스타들의 매니저가 출연하여 스타의 일상을 제보하는 콘셉트를 지녔지만 폭넓게 스타일리스트, 헤어 스타일리스트, 매니저 등 스타 주변의 모든 관계자들이 출연한다.

 이 프로그램의 차별성은 이 부분이다. 그동안 스타들을 관찰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수없이 많았다. 하지만 ‘전참시’의 큰 주제는 스타의 일상이지만 타 관찰 예능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이를 스태프들의 일상을 통해 보여준다.

필자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취업을 생각하고 있는 일명 ‘엔터 취준생’이다. 필자와 같은 엔터 꿈나무들은 다른 직업들에 비해 이 산업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전참시’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산업 근로자들의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을 보며 그동안 시각적인 자료로 찾아볼 수 없었던 부분들이나 미처 알지 못했던 수고들을 알아가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기인을 방불케 하는 스태프들!
# 혹시 가수의 스태프가 되려면 이렇게 다 재주가 많아야 하나요? # 기인열전이 따로 없다

 최근 ‘전참시’에는 슈퍼주니어와 노라조의 스태프들이 출연해서 많은 사람들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었다. 게다가 가수 홍진영의 매니저도 짧게 모습을 보여주며 강렬한 이미지를 남겼다.

 ‘이거 조작 아니야? 진짜 스태프들이라고?’라고 생각할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치가 가득한 스태프들의 모습은 거의 기인열전 한 편을 보는 듯했다. 특히 슈퍼주니어 스태프들의 숨겨진 능력들은 어마어마했다. 금방이라도 무대에 같이 서도 될 정도로 자신의 아티스트의 춤을 다 외우고 있는 규현의 매니저는 물론이고, “춤 잘 추잖아. 한 번만 춰줄 수 있어?”라는 갑작스러운 요청에 아티스트의 머리를 다듬다가 브레이크 댄스를 추기도 했다.

 또 기상천외한 재료들로 의상을 만들어내는 노라조의 스타일리스트는 옷 재료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철물점에 방문했다. 철물점 사장은 밥솥을 들고 이리저리 옷을 구상하는 노라조 스타일리스트를 보며 몇 번이고 “어디에 쓰려고?”라 물으며 옷으로 만들 거라는 스타일리스트의 말을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철물점이며 방앗간이며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재료들로 아티스트의 콘셉트 의상을 뚝딱뚝딱 만들어버리는 스타일리스트, 머리를 다듬어주다가 갑자기 브레이크 댄스를 보여주는 헤어 디자이너, 수줍어하다가 고음 열창하는 매니저, 갑자기 태권도 돌려차기를 보여주는 헤어 스타일리스트. 이보다 더 기상천외한 스태프들도 없을 것이다. 보다 보면 ‘저 정도는 되어야 가수의 스태프를 하는 건가?’라는 엉뚱한 생각까지 들게 하면서 큰 웃음을 준다. 이러한 스태프들의 다양한 재능들은 아마 타고난 것일 수도 있고, 한 아티스트의 스태프라는 자리에 닿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통해 발굴했을 수도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그들

 이 프로그램은 약 2년간의 시간 동안 처음의 기획 의도와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기획 의도를 알 수 없거나 중간에 처음 방식과 달라져버리는 프로그램들도 많지만 ‘전참시’는 카메라의 시선을 스타들의 ‘관계자들’에게로 돌리는 이 콘셉트를 잘 유지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한마디로 기괴하다. 아티스트들이 보이는 직업이지만 반대로 바로 그 뒤에서 많은 노력과 수고를 하는 스태프들의 이야기는 카메라에 담기지 않는다. ‘전참시’는 이 보이지 않는 직업을 가진 자들의 스토리를 담는다. 앞서 말했듯, 필자는 엔터 취준생이다. 그래서 이 산업의 종사자들의 고단함, 힘듦을 익히 들어 알고 있다. 하지만 스태프들의 이러한 수고스러움, 노력, 드러나지 않았던 능력 등의 존재를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깨닫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필자는 이 ‘전참시’라는 프로그램이 스타의 관계자들에 대한 이미지를 많이 바꿔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카메라에 많이 담기지 않는 스태프들의 진지한 회의라던지, 옷을 만들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이라던지, ‘전참시’는 엔터테인먼트 종사자들의 비하인더씬을 카메라에 담음으로써 그들의 노력이 인정받을 수 있게 도와준다고 생각한다.

# 정말 고생이 많다 # 능력 인정합니다

 ‘전참시’에서 그려졌듯, 스타의 스태프들의 능력은 정말 가지각색이다. 아마 스타들의 스태프가 이렇게 다양한 능력을 지닌지는 오래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래도 보이는 직업이 아니다 보니 이전엔 이를 보여줄 매체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모습을 담아주려는 매체도 없었을 것이다. 단 3분 나오는 의상이지만 일주일 내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 만드는 스타일리스트. 또 이 고생을 누군가 알아준 그 순간 눈물을 흘린 스타일리스트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이 짠함을 느꼈을 것이다. 이처럼 더 많은 사람들이 MBC ‘전참시’를 통해 꾸밈없는 스타의 일상에 그치지 않고 그러한 스타가 존재할 수 있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노력 중인 이들의 이야기를 보며 이들의 공헌을 꼭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AI에게 욕망과 마음이 생겼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