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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a May 07. 2024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데

2024.05. 감기록

지난주 목요일.

여느 때와 다름없이 출근을 하는데 엉덩이가 아픈

거다. 출퇴근 거리가 길어 편도 50분 정도 걸리는 데 한 번도 운전할 때 엉덩이가 아픈 적은 없어서 의아했다. 회사에 도착해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날 꿈에서 스쿼트를 정말 빡세게 했는데 설마 현실세계랑 연결된 건가? 싶어 웃겼다. 웃을 일이 아니었는 데 말이지..


다음 날 새벽.

자다가 통증 때문에 깼다. 허리부터 엉덩이, 허벅지 뒤 쪽을 지나 무릎까지. 딱 하반신만 아팠다. 하체운동을 한 것도 아니고, 다가올 생리에 PMS인가 싶었지만 목구멍이 살짝 따가운 게 감기인가 싶기도 했다. 이날은 잠도 잘 못 자고 컨디션이 다운됨을 느꼈다.


금요일 오후.

세시쯤부터 몸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졌다. 목이 실시간으로 붓는 느낌이 들었고, 하체 통증은 더 심해졌다. 앉아있으면 더 아픈 느낌이라 서서 움직여 댔는데 단순 근육통으로 보기엔 원인이 없어 의아했다. ‘설마 코로나...?’라는 생각으로 자가키트를 두 번이나 했는데 선명한 한 줄. 저녁 타임에는 일 하다 식은땀이 나고 현기증을 느껴 잠시 바람을 쐬기도 했다. 자가운전이 힘들다는 판단을 내려 오빠를 불렀다.


퇴근 후 병원.

다행히 동네에 밤 11시까지 하는 911 의원이 있어서 진료를 받았는데, 내 증상을 듣더니 의사 선생님은 “세균성 감기네요” 하셨다. 열은 38.3도. 살면서 거의 처음 겪는 체온이었는데 이상하게 머리가 아프거나 하진 않고 그냥 계속 목과 다리만 아팠다. 목통증과 근육통이 세균성 감기의 증상이라고 하시더니 약을 처방해 주셔서 저녁을 먹고 바로 복용. 근육통은 사라졌다.


주말 내내.

근무라 걱정이었는데 근육통이 사라지니 그래도 살만 하더라. 문제는 목 통증인데, 이게 나아졌다가도 또 금세 아파오고. 일요일 오후에는 열감이 살짝 느껴졌다. 자다가 침을 삼키는 게 너무 괴로워 숙면하지 못했고, 월요일이 대체 공휴일이라 병원이 안 여는 줄 알고 더 괴로웠다.


월요일 아침.

오빠가 이비인후과에 같이 가자고 해서 따라나섰다. 다행히 연휴에도 진료를 하는 곳이었고, 의사 선생님은 내 목구멍을 들여다보시더니 “목에 염증이 있네요”라고 하셨다. 약을 처방받고 엉덩이 주사까지 맞았는데 집에 오니 좀 나아지는 것 같기도 하더라.


화요일 새벽.

지금.. 이걸 왜 쓰냐면, 너무 아파서다. 자다가 침 삼키면 진짜 목구멍이 찢어질 것 같고.. 왼쪽 눈엔 심한 눈곱도 끼었다. 콧물, 기침, 가래가 심해졌고 따뜻한 물 억지로 마시는 중인데 물 삼킬 때도 목구멍이 아프다. 지금은 침이 나오면 삼킬 자신이 없어 그냥 뱉고 있다. 아직 아침 여섯 시도 안 되었는데.. 졸린데.. 아파서 잠이 안 온다.. 쿠팡에서 급하게 프로폴리스 사탕이랑 스프레이를 샀다. 빨리 오길...


이십 대 때까지는 잔병치레도 잘 안 하던 나였는데, 작년부턴가 두 달에 한번 꼴로 위경련, 생리통, 감기까지.. 이제 몸도 늙어 가나 보다. 면역력도 떨어지고, 회복력도 저하되고.. 슬프다. 아프다. 빨리 낫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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