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214
‘만일 내가 30대에 죽는 다면, 그건 출퇴근 길일 거다’라는 생각을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다.
빗길이었고, 커브길이었다.
반대편 차도에는 집채만 한 덤프트럭이 달려오고 있었고, 그 뒤를 따라오던 SUV차량이 답답했던지. 덤프트럭을 추월해 오려다가 마침 내 차, 감동이와 입맞춤을 할 뻔했다.
나는 놀라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고 다행히 그 미친 SUV도 핸들을 꺾어 다시 제 차선으로 돌아갔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죽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쳐왔다. 행여나 부딪혔다면 죽음까진 아니더라도 중상을 입었을 거다. 감동이는 매우 작고 아주 많이 소중하니까.
운전은 나만 조심한다고 안전한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매일 출퇴근길에 핸드폰을 붙잡고 사진을 찍거나, 아이디어를 메모하거나, 음성인식으로 메시지를 보낸다.
만약 출퇴근 길에 차도에서 사망한다면, 그건 사고일 뿐. 산재처리도 안 되겠지.
나는 결코 일을 하다 죽고 싶지는 않다.
그것도 이 젊은 33살의 나이에 죽을 만큼 천재이거나 위대하지도 않다.
목숨을 걸만큼 일을 사랑하는 사람도 아니다.
나는 내가 더 소중하다. 비교할 수조차 없을 만큼 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
그니까 살자. 조심하고, 경계하자.
살아있음에라도 감사한 오늘을 기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