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2018년 11월, 한 달 살이를 목적으로 제주에 입도했다.
그 한 달이 두 달, 세 달이 되고 본격 이주를 결심했을 때를 떠올려 보면 여전히 삶보단 여행자로서 제주살이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었다.
1년 차 때 ‘제주에서 계속 살 거야?’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그때마다 내 대답은 ‘모르겠어’였다.
제주에서의 삶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고, 자연이 주는 위안은 엄청나지만 삶은 삶이다.
결국 어디에서 사는지 보다 살아가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제주에서 만나게 된 다양한 인연들, 도민과 이주민의 솔직한 생각이 궁금해졌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나는, 제주도민인가요?”
개인의 물음이 사회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되는 이 삶의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나의 제주살이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제주에서 다닌 첫 직장은 공정여행사였고 1년 반 정도 여행 기획자로 일했다. 로컬 여행을 추구하는 여행사라서 운이 좋게 짧은 시간 동안 제주도 곳곳에 숨어있는 다양한 자원들과 마을, 사람, 이야기, 풍경 등 제주도만의 매력에 대해 더 깊숙이 알게 되었다.
우연한 계기로 이직한 현재의 직장에서는 사회적 경제라는 테두리 안에서 다양한 가치를 확산하는 사람들과 연결되고 있다. 이렇게 제주에서 나의 네트워크가 확장될수록 나는 스스로 ‘제주도민인가?’라는 물음을 계속 되뇌었고, 내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이 생각하는 ‘도민’의 정의는 무엇인지 알고 싶어졌다. 성별도, 연령도, 직업도 모두 다른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제주살이를 꿈꾸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