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밭이 그리워
오래전 산의 날개 안에서
마음 출렁이던 때 있었습니다
욕심 없이 살겠다는 자만 속에
고립된 생활을 즐기던 그때
생각해 보니
미안한 것 투성이었습니다
나를 품어준 숲 속에
작은 나무 한 그루 심지 못하고 떠나온 것도
함께 살았던 고양이들
하나둘 먼저 떠나보낸 것도
모두 아프고 미안합니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하얗게 물안개 오르던
개울물 소리가 들립니다
마음은 어느새
헉, 헉
그 소리를 따라 달리고
가슴은 뻐근해져
하늘을 움켜쥡니다
생각해 보니
나는 아직 그곳을 앓고 있는 것만 같아
두려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