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할 결심 그리고 실행
총 5번에 걸친 심리상담이 2025년 8월 27일에 마무리되었다.
투명인간 취급하는 직장상사에 대한 불만으로 시작된 이 상담은 결국 '이직할 결심'이라는 다짐으로 마무리되었고, 상담 선생님께 이렇게 말했다.
"저 스스로 겁이 많아서 새로운 일을 할 용기도, 그리고, 사고만 안치면 잘릴 위험 없는 이 직장이 내 분수에 맞는다고 주문했던 것 같아요. 10년 넘게 한 곳에서 있다 보니, 이제는 제 경험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섰습니다. 그래서, 이곳을 탓하기보다, 이직을 하려고요. 그렇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10년 만에 '이직'을 결심하고 새로운 곳에 가기 위해 진지하게 새로운 곳을 찾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눈에 보이는 자리마다 화풀이 식으로 넣었는데, 상담을 시작하고 중간쯤부터는 내 경험과 직무기술이 어울리는 곳이 어디인지 꼼꼼히 살펴본 뒤 지원하였다.
이력서를 한 50번 정도 넣었을까. 나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직이 이렇게나 힘든 건지 새삼 깨달으면서, 낙담할 때쯤, 공들여 이력서를 제출한 한 곳에서 연락이 왔다. 서류심사가 통과되었으니, 쓰기와 말하기 시험을 볼 것을 권고하며, 관련 절차를 안내해 주었고, 나는 진심을 다해 일주일 동안 하루에 2-3시간 정도 시험준비를 하였다. 너무 오랜만에 반 취준생이 되어서 그런지, 체력도 달리고, 컴퓨터를 보는 눈은 벌겋게 충혈되었다. 아침마다 두 눈은 쌍꺼풀이 풀릴 만큼 부어올랐고, 감기까지 걸려 상당한 난조의 컨디션으로 8월 30일 시험을 치렀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나름 후한 점수를 줄 만큼 시험을 잘 본 것 같지만, 결정이란 결국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주가 하는 것이기에 기대하지 않으려 그리고 시험 봤던 내용을 까먹으려 애쓰고 있다. 하지만, 평소에는 들여다보지도 않는 오늘의 운세 사이트에 들어가기도 하고, 아직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 이상한 집착을 하며, 나를 데려가 달라고 소리 없는 절규를 하고 있다. 9월의 운세는 실망하지 말라고 하던데, 그럼 또 다른 곳에서 시험 볼 것을 생각해야 하나. 과연 나에게 어울리는 그 새로운 곳은 어디일까. 막막하지만, 그래도 안락함을 버려야 할 때라고 굳게 다짐했다. 안락함이 심리적 불만족을 치유할 수 없으니 말이다.
이직할 결심이 마음속에 우뚝 서니 이 조직에서의 구조적 천대가 그렇게 힘들지만은 않다. 거슬리지도 않는다. 대신, 보란 듯 이직하겠다는 마음이 굳게 섰을 뿐이다. 모든 것은 마음가짐에 달려있다는 말이 헛소리는 아닌 것 같다. 이곳을 떠날 생각이 서니, 그렇게 행동하고, 이직이라는 것을 단순 화풀이나 도피가 아닌 진지한 다음 단계 또는 새로운 단계로 생각해서 그런지 하루에 30분이라도 새로운 직장을 알아보고, 지원하고 싶은 회사가 어떤 곳인지 조사하는 게 일과가 되었다.
행동한다면 언젠가 기회는 오겠지. 내가 성의를 다해 시험을 보았더라도 결정은 내 몫이 아니니, 잊자. 기대하지 말고, 잊자.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메일함을 하루에도 수십 번 들락날락거리며 새로고침을 여러 번 활성화한다.
언제 어떤 곳을 어떻게 갈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이직이라는 굳은 결심이 선 이상. 이제는 실행에 옮겨야 할 때라는 것을, 그 사실을 인지하며, 스스로를 위해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할 때이다. 그 어떤 기대도 실망도 최소화하며, 내가 원하는 곳 그리고 나의 경험을 필요로 하는 곳이 절묘하게 어우러질 때 기회가 만들어진다는 일상의 기적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