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27.(목)

by 안나

1. 우측으로 돌아간 눈과 힘 빠져 들어 올려지지 않는 좌측 팔, 다리. 이미 CT에서도 병변이 보였다. 커다란 뇌경색과 합병증으로 뇌부종도 시작되어 멘탈이 조금씩 처지고 있었고 눈은 졸린 듯 계속 감겼다. 그녀가 눈을 감으면 영원히 뜨지 못하기라도 할 듯 그는 5초에 한 번씩은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리고 응급실 모두에게 들릴 정도로 큰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부르거나, 자식의 이름을 말해주거나, 본인의 이름을 물어보며 그녀를 잠 못 들게 했다.


2. 더 빨리 왔어야 한다. 는 말이 사실인 것을 알면서도 그가 자책하진 않을까 한편으론 염려스러웠다. 기록지를 다 적어가려 할 때쯤 그가 나에게 다가왔다.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했지만, 팔다리 못 움직여도 좋으니 이대로 더 이상 나빠지지 않고 살아만 있으면 좋겠는데. 그거라도 어떻게 안 되는지 물었다. 마치 내게 그녀의 생명을 붙잡아 줄 튼튼한 끈이 있을 것처럼. 간절하게, 보다는 절박하게. 부부는 자식을 떠나보낸 지 한 달이 안 되었다고 했다.


3. ‘살아만 있으면 좋겠다.’ 그녀를 중환자실에 입원시키고 퇴근하는 길 내내 그의 말이 생각났다. 우리는 왜 급하게 죽어가는 사람 앞에서만 이런 마음을 내게 될까. 지금도 우리 모두는 천천히 죽어가고 있는데. 오늘도 살아있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사랑하는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아있어 감사하다. 그것만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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