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26
1.5가구란?
절대 침해받을 수 없는 1의 자율성을 완전히 지키면서, 0.5의 연결감을 추구하는 이들을 1.5가구라고 칭한다.
올해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2026년의 예고편을 볼 수 있다면?... [트렌드 코리아 2026]을 읽었다.
책에는 10개의 키워드로 2026년을 예상하였다. 그중 가장 나의 눈에 띄는 것은 1.5가구였다.
공감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1이고 싶지만(2이고 싶지 않지만), 1일 수 없는 각자의 사정으로 1.5를 선택한 사람들이 많아 그것이 트렌드의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니,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하는 안도의 마음이 드는 것이 나의 특이점이 트렌드로 인정받은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1'은 혼자 있을 때가 가장 완벽한 완전체의 느낌
완벽한 1을 꿈꾸던 시절이 있었다. 혼자 있고 싶고, 혼자 있을 때조차 더더욱 혼자이고 싶었다.
왜 그랬을까? 사막(카타르)에 살던 그 시절... 나는 세상을 날아(?) 다니며 너무 많은 정보와 관계를 감당해야 했다. 승무원으로 일하던 시절얘기 쉬는 날이면 그것으로부터 차단되고 싶었던 것 같다. 나에게 쉼은 세상과의 단절을 의미했다. 잠깐의 단절은 방전된 핸드폰의 까만 배경화면에 충전 숫자만 1에서 100으로 변하듯
그렇게 100이 될 때까지 어둠에서 모든 것과 단절한 채 완벽한 1이 되었다. 혼자일 때 비로소 나는 충전되고 채워졌고 온전한 하나의 생명체가 되었다.
그런데 한국에 정착해 살다 보니, 직장인의 주 5일제 근무는 100이 1로 방전될 만큼의 에너지를 쓰지 않는다. 그러니 4-50 언저리의 나의 배터리 상태는 완벽한 고립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리고 배터리 충전방식을 고립이 아닌 타인에게서 찾으려 두리번 거린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0.5의 안정감이다.
1이 아닌 0.5짜리의 안정감을 바라는 것은 나의 사정과 상대방의 사정과 이 사회가 우리를 그렇게 만들어버리는 그런 이유들이겠다. 이것이 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한국사회의 문제이고 2026년의 트렌드이다.
책에서는 왜 우리가 1.5가구를 지향하게 되는지를 설명한다.
1을 지향하는 초솔로사회는 단순히 사람들의 가치관 문제가 아닌 사회 경제적 압력이 중요한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견해가 유력하다. 직업의 시간 구조가 혼인이나 동거에 영향을 주고, 시간 변동성이 큰 직군일수록 미혼 비중이 높게 나타난다고 한다. 그러한 이유로 우리는 자유를 지향하게 되지만, 완전한 자유의 이면에는 고립이 있다. '나'라는 섬에서 사는 개인들은 완전한 고독의 한계를 절감하고 새로운 형태의 연결을 갈망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1.5 가구의 가장 핵심적인 특징이자 딜레마는 연결되고 싶지만 얽매이고 싶지는 않다는 이중적인 욕구이다.
나의 마음을 어떻게 알고 책에 적어놓았군... 생각했다.
1과 2 사이에 0.5가 존재하듯 우리 삶의 형태가 너무도 다양해지는 듯하다.
나와 남의 다름이 이제는 홀짝이 아님을 인정해야 할 때가 되었다. 너랑 나랑 그리고 저기 저 사람은 각자의 상황대로 다양한 방법으로 살아간다. 인정의 폭과 이해의 폭을 넓히는 연습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