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다가온다. 어김없이 주말이... 다가왔다.
핸드폰 칼렌더를 확인한다. 1.31. 바스키아 전시회 종료 언제 적어놓았는지 모를 만큼 꽤 시간이 지난 듯.
나의 to do list에 자리 잡았던, 장 미쉘 바스키아전 관람하기!
혼자보단 누군가와 함께 가고 싶어 미루던 그 계획을 이젠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다음 주말이 된다고 그다음 주말이 찾아온다고 둘이 되지 못할 것 같아서...? 그래서 결심했다.
혼자 가는 미술관이 얼마만인지...
혼자이면 생각해야 하는 시간 계산과 동선과 그리고 주차비.... 서울의 미친 듯이 비싼 주차비를 체크해야 한다. (ddp는 전시 관람하면 1시간 무료다)
가자! 하고 알아보는 것이야 뭐 그리 어렵겠냐마는
정작 더 어려운 숙제는 금요일 퇴근 후 물먹은 솜처럼 둔해진 몸뚱이를 일으키는 것이다.
혼자이면 참으로 이것이 가장 어렵다. - 계획을 실천하는 것
가지 않아도 될 이유들이 머릿속을 두둥실 떠다니지만, 그럼에도 그 이유를 없앨 단 하나의 가야 할 이유!
도파민이 필요해!
주말이다! 날씨를 체크한다. 아침부터 쏟아진다는 눈예보와 다르게 도로는 조용하고 깨끗하다. 가지 못할 하나의 이유가 줄어든 샘이다. 옷을 입고 (화장은 안 해도 된다. 굿) 정신을 챙기고, 이어폰을 챙겨 집을 나선다.
1시간 30분: 논과 밭의 시골풍경에서 빼곡한 빌딩숲으로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치고 나쁘지 않다.
이별 노래를 틀어놓고 흥얼거려도 이젠 감흥이 없지만, 이창섭이 부른 365일은 참 좋다!
그렇게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에 도착했다.
전시관의 자동문이 열리고, 이어폰으론 박보검 님의 전시 소개가 시작된다.
아, 악! 빡! 오른 도파인.... 이런 느낌이지!
그림은 너무- 좋았다. 바스키아의 붓터치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아무렇게나 붙여놓은 듯한 종이 위에 종이 그 위에 그림, 낙서.
전시회가 거의 막바지에 이르러서 그런지 주말임에도 전시장은 한산했다.
작품 중앙에 3-4m 떨이진 곳에 곳이 서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새로운 책임을 맡거나, 다른 시각을 경험할 때 비로소 진정한 성장과 통찰이 이루어진다는 의미로도 쓰임) 박보검 님의 작품해설을 듣는다. 다음 그림으로 옮겨 과정을 반복한다. 반복할수록 나도 그림을 그리고 싶다 욕망이 솟는다.
또다시 짜릿한 욕망의 도파민을 느낀다.
1시간 남짓 작품을 감상하고, 밖에서 전시회 포스터를 기념품으로 받았다.
일주일치 도파민을 충전하고 여운이 남아 남산도서관으로 향했다.
웬일인지 남산도서관도 한산했다.
남산타워고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책을 읽는다. 책을 읽다 한 번씩 남산타워를 바라본다.
가장 서울다운? 곳이 바로 이 남산도서관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 하루, 혼자만으로도 충만함을 느껴 기분이 좋다.
기분이 좋아 다시 한번 남산타워를 바라보고 책을 읽는다. 나는 현재를 잘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