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소울푸드는 무엇인가요

자문자답, 나와 대화하기

by 아나조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말을 잘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고민이다. 나도 그랬다. 말을 잘하고는 싶은데, 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답답했다. 그래서 이번엔 내가 연습했던 간단한 방법을 하나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앞서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잘 듣고 잘 물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대화를 나눌 상대가 없다면? 우리에게는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언제든 대화를 나눌 상대가 있다. 바로 나 자신이다.


나 자신에게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해보는 자문자답을 하는 것이다. '어디 보자~', '볼펜이 어디 있더라~'와 같이 딱히 의미는 없고 추임새와 같은 혼잣말은 아니다. 자문자답을 할 때는 처음부터 무거운 주제의 질문이 아닌 가벼운 질문부터 하는 것이 좋다. 가벼운 질문에 답을 해보는 연습을 자주 하며 그 방법을 익숙하게 만든 후 질문 주제의 폭을 넓혀보는 것이다.


이때 내가 선택한 주제는 '나의 취향'이었다. 비교적 답을 하기 쉬운 나의 취향에 대한 질문을 하고 답을 한 후 꼬리 질문을 하며 대화를 이어간다. 여기서 꼬리 질문이 무엇인지 이해가 잘 안 되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딱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왜'

정리를 하면 다음과 같다.


1. 자문자답하기
2. 나의 취향 등 가벼운 주제로 질문하기
3. '왜?' 꼬리 질문하며 대화 이어가기




Q) 나의 소울푸드는 뭐지?
A) 김치볶음밥과 계란국

Q) 왜? (왜 김치볶음과 계란국이 소울푸드야?)
A) 추억이 깃들어 있으니까.

Q) 왜? (무슨 추억이 깃들어 있는데?)
A) 어릴 때 엄마가 자주 해주셨거든

Q) 왜? (엄마가 다른 음식도 많이 해주셨을 텐데 왜 김치볶음밥과 계란국이야?)
A) 기름에 볶은 김치의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함, 한층 깊어진 김치의 매콤함, 계란국의 담백한 맛과, 폭신한 계란의 식감이 좋아서.


자문자답을 할 때, 처음부터 완벽한 문장으로 답을 할 필요는 없다. 질문을 하고 답을 하고 자신의 답을 들으며 다시 질문하고 답을 해보는 과정 자체를 연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말을 만드는 것은 어느 정도의 꼬리 질문과 대화가 오간 후 나온 답들로 만들어도 늦지 않다. 그리고 몇 번의 꼬리 질문을 통해 보다 다양하고 깊은 대답이 나올수록 더욱 풍성한 말을 만들 수 있다.


나의 소울푸드는 김치볶음밥과 계란국이다. 왜냐하면 엄마의 추억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어릴 때 부모님께서 장사를 하셔서 바쁘시다 보니 빠르게 만들 수 있는 김치볶음밥을 자주 해주셨다. 물론 다른 음식들도 많이 해주셨는데, 특히 김치볶음밥과 계란국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기름에 볶은 김치의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함, 한층 깊어진 김치의 매콤함이 밥과 어우러져 맛있었다. 그리고 계란국의 담백한 맛과, 폭신한 계란의 식감이 입안을 달래주어 김치볶음밥의 맛을 더 즐길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래서 김치볶음밥과 계란국이 나의 소울푸드다.


김치와 수육.jpg


나는 말을 좀 더 잘하고 싶어 나의 취향에 대해 자문자답하는 연습을 시작했다. 그런데 연습을 거듭하고, 질문과 답이 쌓여갈수록 내가 얻은 것은 말을 좀 더 잘하는 기술뿐만이 아니었다. 나도 모르고 지나친 나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고, 내가 왜 그런 취향을 갖게 되었는지 이유를 알게 되면서 스스로를 보다 깊게 들여다보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과 대화할 기회가 줄어들거나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고 느낄 때 생각과 감정이 머릿속에 쌓이게 되고, 계속되면 불안한 마음이 커진다고 한다. 하지만 타인을 통해서가 아닌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것도 외로움과 고립감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 목소리로 내뱉을 경우 불안과 같은 심리적 스트레스가 줄어든다고도 한다.


정신없이 살다 보면 한없이 정신없게 살 수 있고 살게 되는 세상에서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찾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전에 내가 먼저 나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것은 어떨까. 김치가 숙성되고 발효되며 제 맛을 만들어가는 것처럼 내 안의 목소리와 함께 성숙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다.


"당신의 소울푸드는 무엇인가요?"

이전 10화감동할 줄 아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