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제주도로 가족 여행을 2박 3일로 떠났습니다.
비행기도 지연돼서 제주도에 늦게 도착하고, 여행 내내 감기 걸리고, 여행 이튿날 오전에 비가 많이 와서 날씨가 많이 흐렸지만 그래도 여행은 좋은 것~
전체 일정
12월 23일: 제주공항 오후 2시 도착 -> 늦은 점심 (고등어, 갈치구이) -> 용두암 -> 하귀애월 해안도로 드라이브 -> 협재 해수욕장 -> 펜션 -> 저녁 (흑돼지)
12월 24일: 해안도로 드라이브 -> 이중섭 미술관 -> 점심(고기국수) -> 정방폭포 ->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 섭지코지 -> 저녁 (횟집)
12월 25일: 산방산 -> 용머리 해안 -> 점심 (통 갈치 해산물 조림) -> GD카페 옆 카페 -> 1100 고지 -> 제주공항
점심, 물항 식당 고등어구이, 갈치 백반
비행기가 2시쯤 공항에 도착하고 렌터카 찾고 하다 보니 3시쯤 점심을 먹게 됐습니다. 배고파 죽는 줄 알았어요. 머리가 하얘지고 아무 생각이 안 났지만 침착하게 맛집을 찾아서 고고.
고등어구이는 간도 적당하고 부드럽고 불맛 나고, 갈치도 진짜 부드러웠어요. 제주 갈치라 그런지 진짜 맛있었어요.
제주공항에서 가까운 용두암 한번 보고.
용두암
용의 머리를 빼닮았다고 해서 용두암인데 멀리서 찍어서 잘 안 보이네요. 전설 중 하나는 용이 하늘로 승천하려고 한라산 산신령 옥구슬을 훔쳐서 승천하려다가 산신령 화살에 맞아 바다에 떨어져 울부짖는 모습으로 굳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답니다. 전 그냥 그랬어요.
하귀~애월 해안도로 드라이브
펜션이 하예 하동로에 위치해서 가는 도중 드라이브하는데 벌써부터 땅거미가 지기 시작했습니다.
협재해수욕장
겨울에는 바람에 모래가 다 날릴까 봐 아래처럼 비닐로 덮어놓는다고 합니다. 날씨가 어두워서 예쁜 바다는 잘 보진 못했지만 그래도 사진 찍어놓으니 정말 투명하게 나오더라고요.
저녁, 흑돼지
숙소 근처 흑돼지 집을 갔는데 맛이 괜찮았습니다. 사실 비계 부분이 많이 나와서 걱정을 했는데 나름 쫄깃하니 맛있더라고요.
아침부터 비가 주룩주룩. 펜션 앞바다 드라이브.
이중섭 박물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이중섭 박물관. 그냥 소 그림만 알았는데 이중섭 화백의 인생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됐습니다. 1950년 한국 전쟁이 발발하자 두 아들과 부인을 데리고 제주도로 피난 와 약 1년을 거주했다고 합니다.
제가 이분에 대해 소개하자면 최소 션, 최수종 카테고리입니다. 엄청난 사랑꾼이거든요. 와이프가 일본인이었는데 한국전쟁 때 아이들과 와이프를 일본으로 보내고,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서로에게 주고받은 편지에는 절절한 그리움과 사랑이 묻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편지를 보고 그의 작품을 보면 가슴이 아픈 게, 이중섭 화백은 소뿐만이 아니라 아이들 그림이 유독 많고 또 그 아이들이 껴안고 있는 듯한 모습이 많은데 얼마나 자신의 두 아이가 그리웠으면 그런 그림이 많을까라는 마음에 진짜 눈물 날 뻔했습니다.
그 자신도 가족이 있는 일본으로 가려고 했는데 잘 안됐고 암튼 술로 버티다가 만 40세에 영양부족과 간장염으로 무료병동에서 지켜보는 이 없이 돌아가셨다고 하네요. ㅠㅜ
아래는 제주도에서 이중섭 화백이 살던 초가집입니다.
여기는 살던 방입니다.
정말 사랑꾼입니다. 알쓸신잡에서 그러는데 이중섭이 아내를 '아스파라거스 군'라고 부르고 자신을 '아고리'라고 칭했는데, 아내의 발가락이 아스파라거스를 닮아서 그렇게 불렀다고 합니다. 또 '아고'는 일본어로 턱을 뜻하고 '리'는 이중섭의 성이기 때문이라네요. 살뜰한 뽀뽀를 보낸대요~꺄올
이중섭 미술관에서 나오면 이런 공방이 있는 거리가 있습니다.
이중섭 거리 위로 쭉 올라가면 위에 올래 시장이 있는데 일요일이라 몇 개 음식점이 문을 닫았었습니다.
다시 이중섭 거리를 내려오니 '길 떠나는 가족'이라는 그림을 조형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점심, 고기국수
이중섭 거리 아래 있는 음식점에서 고기국수랑 장조림 김밥을 먹고 이동했습니다. 국수에 고기가 많이 들어 있어서 좋았어요 ㅎ
정방폭포
이중섭 박물관 한 차로 한 10분이면 가더라고요. 서귀포라는 이름이 어떻게 지어졌는지에 대한 전설입니다. 진시황 불로초랑 관련 있다고 하네요. 그래도 아침에 오던 비가 그쳤네요~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폐교를 개조한 갤러리 앞에 작은 정원으로 꾸며놓았는데 겨울이라 앙상합니다. 갤러리 안에는 사진 찍는 게 금지되어 있어요.
갤러리 뒤에도 이렇게 꾸며져 있습니다.
섭지코지
여기가 예쁘더라고요. 드라마 '올인'으로 제주도 명소가 됐다고 하는데 이국적인 풍경이었습니다.
저 멀리 성산일출봉도 보았습니다. 여기서 봐서 가진 않았어요 ㅎㅎ
미술관 안에 들어가 보진 않았는데요. 이 건물이 유명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저녁, 히라스 회
온갖 회도 사이드로 나와서 맛나게 먹었어요~
산방산
늦잠자고 한 10시쯤 산방산으로 향했습니다. 산이 동그랗게 귀엽게 생겼어요.
용머리 해안으로 이동~
용머리 해안
산방산 앞쪽 바다에 위치해 있습니다. 산방산 정상에서 보면 용이 바닷속으로 뛰어드는 모양으로 보인다고 하네요. 수천만 년 동안 쌓이고 쌓여 이루어진 사암층 중 하나이며 해안 절벽을 모진 파도가 열심히 때려서 만든 곳입니다.
햇빛이 드니까 물색이 정말 예쁘네요.
여기에 네덜란드인 하멜이 표류해 13년간 조선에서 살았는데 그 배 모형도 만들어놓았습니다.
점심, 통 갈치 해물 조림
동상이몽 우블리네가 먹은 그 통 갈치조림입니다. 산방산에서 가깝게 차로 5분이면 도착합니다. 중 사이즈에 15만 원 정도 4명이서 충분히 먹습니다. 제주 갈치 조하~
GD카페 옆 카페에서 커피 한잔~
아래가 GD카페입니다. 이름은 '몽상 드 애월'. 내부에 사람이 많아서 옆에 있는 다른 카페 가서 마셨습니다.
한라산을 모티브로 한 빵입니다 ㅎ 맛은 보통이었는데 너무 비싸요. 8천 원.
바다 풍경이 카페 인테리어를 다했습니다.
1100 고지
여기 가면 생태습지 산책 길이 있습니다. 한 15분 ~20분 정도 걷는데 바람 때문에 너무 추었어요.
제주 공항
이제는 집으로 돌아갈 시간!
2박 3일 짧은 일정이었지만 알차게 보고 갑니다. 제주의 매력에 빠져서 종종 오고 싶네요. 펜션에서 제주 귤을 계속 주셔서 여행 내내 귤은 안 떨어지고 계속 먹은 기억도 남네요. 무엇보다 크리스마스 때 가족여행으로 와서 더욱 뜻깊은 여행이었습니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