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창업가들...내면의 답 찾도록 도와줘야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라는 어느 드라마의 말은 스타트업 창업가를 떠오르게 한다. 스타트업 대표는 불확실한 환경에서 수많은 어려움에 온 몸으로 부딪히며 의사결정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스타트업의 성공 및 실패 경험에서 배우고, 수정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무엇보다 누구도 대신 제시해주지 않는 길을 만들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창업가들은 불안감, 압박감, 두려움 등을 홀로 견뎌야 한다. 그나마 좋은 멘토와 공동 창업자가 있으면 의지할 수 있지만, 멘토가 없거나 혹은 조직 내부에서 갈등이라도 생기면 혼자서 괴로움과 어려움을 견뎌야 한다. 창업가가 짊어져야 할 무게를 짐작하기도 어렵다.
모 창업가가 미팅에서 “모든 스타트업 대표는 정신병자다”라고 말한 바 있다. 사방팔방에서 모진 비바람이 불어와 창업가를 무자비하게 흔들기 때문에, 정신을 똑바로 차리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현재 창업가들의 코치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필자도 스타트업에서 몇 년간 일을 했다. 초기 스타트업은 허허벌판에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과 같다. 0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창업가뿐만 아니라, 팀원들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필자는 이러한 창업가의 어려움을 도와줄 기회를 얻었다. 임팩트투자 엑셀러레이터 소풍벤처스와 한스코칭과 함께 ‘스타트업 CEO 코칭’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필자는 이 프로그램에 파트너 코치로 참여해 스타트업 대표를 돕고 있다. 이 연재물을 쓰게 된 계기다.
창업가들, 과도한 스트레스와 불면증에 시달려
스타트업은 작은 회사이기에 대표가 누구인지에 따라 그 회사의 방향, 조직의 분위기, 일하는 방법 등이 모두 결정된다. 그렇기에 창업가들은 매일 전쟁 같은 일상에서 과도한 스트레스,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들은 기술력과 아이디어는 있으나 조직관리 경험이 적어, 효과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막막함을 느끼고 있다.
창업가들을 만나면 다양한 고충을 토로한다. 대표와 팀원과 사이가 틀어질까봐, 더 나아가 팀원이 나갈까봐 등의 이유로 팀원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팀원과의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어렵다는 이야기도 많이 한다. 한 배를 타고 가야 하는 창업가와 팀원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한데, 소통을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다.
리더로서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두려움, 투자 및 자금에 대한 압박감 등 창업가를 옥죄는 심리적인 어려움은 너무나 많다. 투자를 받는다고 해서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만큼 창업가의 지분이 줄어들고 의사결정을 하는 데 투자자와 갈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결혼한 창업가는 바쁜 생활로 인한 배우자와 갈등도 생기는데, 이 또한 창업가를 힘들게 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의 좌절감, 지지부진한 사업 실적, 이러한 부분이 지속되면 창업가들은 ‘번아웃’을 경험한다. 어려움을 뚫고 스타트업을 이끌고 가다 보면 ‘나는 누구, 여긴 어디’라는 물음표가 솟아 오르는 순간이 있다.
이 때 창업자의 중심을 잡아주는 게 비즈니스 미션이다. 사업을 하는 이유이자 방향인 ‘가치’가 흔들리면 창업가는 버티기가 힘들다.
창업가가 이런 처절한 전투를 치르고 있을 때, 조력자인 ‘코치’의 역할이 필요하다. 창업가가 전투에서 견디는 힘을 기르고, 자신의 내면의 답을 정확히 바라볼 수 있으며, 스스로의 비전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걸어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스타트업 생태계 경험을 했던 것이 창업가의 코칭을 할 때 큰 도움이 된다. 코칭을 통해 창업가가 내면에서 진짜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고, 창업가가 보지 못하고 있는 부분을 명확히 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창업가가 자신감 있게 효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그 과정에서 팀원과 일하는 즐거움, 배움, 행복, 성취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코칭이 있다면 창업가를 포함한 모든 임직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코칭…창업가 내면 답 찾도록 도와주는 과정
스타트업이 나아가는 방향은 그 누구도 답을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의 영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누구도 답을 줄 수 없으며, 답을 준다 하더라도 그 답이 맞다고 할 수도 없다. 창업가는 오로지 미션과 비전을 가지고, 시장과 고객에 대한 이해, 계속 공부하며 전략과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며 나아가는 방법 밖에 없다. 대표는 스스로가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자신의 사업에 가장 잘 알고 있어야, 스타트업 경영 과정에서 느껴지는 불안감을 줄이고, 자신 있게 의사결정 하며 나아갈 수 있다.
코칭은 코치가 답을 주는 것이 아니다. 창업가가 자신의 내면에 있는 답을 찾도록 조력하는 과정이다. 창업가는 코칭을 통해 자신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며, 자신이 ‘왜 이 고생을 하며 이 스타트업을 하는가?’에 대해 명확히 알게 된다. 자기 성찰을 통해 자신을 더욱 정확하게 봄으로써 커뮤니케이션, 감정관리, 갈등관리, 성과관리 등의 리더십 역량을 향상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더욱 효과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며, 성과를 내고, 비전을 향한 지속 가능한 경영이 가능해진다.
※ 필자는 현재 스타트업의 성장을 조력하는 비즈니스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국제기구, 외국계기업, 스타트업 등에서 일했고, MBA를 졸업하고 심리학 박사를 받았다. 저서로는 〈영어로 내생각 말하기〉, 〈스타트업 PR〉이 있다. 유튜브 ‘안나코치’를 운영 중이다.
최안나 스타트업 비즈니스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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