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아웃 테이크아웃

수행하다 샌드위치 먹어보셨나요.

by 안나킴

몇 년 전 엄마 사는 마곡동에서다.

남동생이 누나 저거 영어 틀린 것 같지 않아?라고 어떤 샌드위치 집 간판을 가리켰다. 거기엔 캐리 아웃 샌드위치라고 간판 밑에 적혀 있었다. 흠... 캐리 아웃? 수행하다? 수행하다 샌드위치? 우리 남매가 보던 성문영어에서 가르치던 뜻이 그렇다. 거기에 나는 미국에서 좀 살았던지라, 식당에서 테이크 아웃이나 투고란 단어는 들어봤어도 썼지 캐리 아웃을 들어본 기억이 없어서다.


동생 앞에서 확인차 네이버 사전을 열어 carry out을 쳤지만 거기에도 수행하다 뿐.

아이고 저걸 어째. 저걸 캐리 아웃이 아니고 테이크 아웃이라고 해야지. 간판집 사장이나 샌드위치 집 사장이 스펠링 체크 안 했나. 그렇게 엄마 집 초입의 샌드위치 집을 볼 때마다 저 간판에 영어 틀려서 어쩌나 민망하다 생각했다.


동네 사람도 나 같은 생각이었을까. 캐리 아웃 샌드위치 = 민망하다.

일여 년 후 그 수행하다 샌드위치는 폐업도 수행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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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는 시카고에 왔다.

그리고 놀란 건. 이 도시의 음식점 간판 아래나 유리창에 커다랗게 붙어 있는 수행 하다 Carry Out이었다. 음식 포장된다는 뜻으로 이 도시에선 저 단어를 대표적으로 쓴다.

내가 그동안 살았던 뉴욕과 LA에서는 take out, to go를 주로 썼었는데. 그래서 그것만이 다인 줄 알았는데. 절대로 아니었다.


나 그동안 장님 코끼리 만지듯 미국을 코끝 한번 다리 끝 한번 쓰다듬었구나.

그러고 미국을 제법 안다고 책도 내고 강연도 다니고 그랬구나. 좁은 한국 땅에도 사투리가 있는데. 이 넓은 미국 땅에서도 단어 선택에 차이가 당연히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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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191210_125755829.jpg 시카고의 유명 피자 루말나티스의 앱



그렇게 미 중부의 대표 도시이자, 가장 미국적인 미국 도시 시카고를 사랑한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뉴욕과 LA와는 다른 도시, 다른 결의 이야기.


아참, 마곡동 캐리 아웃 샌드위치 집 사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앎이, 생각이 짧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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