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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미 Sep 17. 2021

<머쉬룸 #팬덤 인사이트 포럼> : 연대의 메타버스

with 신기헌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로지스트)

어느 토요일 오전, 클럽하우스에서 우연히 신기헌님의 세션을 듣게 되었습니다. 핫한 #메타버스 관련 발제였어요.  

지금은 와디즈에 계신 이인균님이 운영하고 있는 모임인 양재하버드스쿨에서 깜짝 이벤트로 클럽하우스를 연결하여 진행중이였는데 제가 운좋게 혹은 운명적으로,  발견한거였죠! 


신기헌님의 발제를 들으며 "아 경계를 넘나든다는게 이런 거지! 이분은 이미 오래전부터 메타버스적인 삶을 살아 오셨구나! "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역시 미래는 균질하게 오지 않는다는..."


메타버스 관련된 좋은 세션들은 이미 충분히 많습니다. 하지만 <2021 머쉬룸 인사이트 포럼>에서는 팬덤의 입장에서 그려보는  메타버스의 모습을 이야기 나누고 싶었습니다. 

제 생각에 아미(ARMY)들은, 이미 메타버스적인 경험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기 때문이였어요. 

그리고 우리 ARMY들이 변화되는 세상에 좀 더 빠르게 적응했음 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2021 머쉬룸 인사이트 포럼 > 

세션 06 메타버스, 팬덤과 함께 만드는 새로운 연대 by 신기헌 

자세히 보기 https://www.mush-room.co.kr/program




기헌님은 어떤 팬역사를 가지고 있나요? 


김영미 : 


안녕하세요. 기헌님!  이번 <2021 머쉬룸 인사이트 포럼>의 주제는 "팬덤은 무엇을 원하는가?" 인데요. 


저는 방탄소년단(BTS)의 팬이기도 하고, LG트윈스의 2대째 팬이기도 합니다. 

BTS의 경우 2018년 가을경에 팬이 되었는데, 한국 콘서트 티켓은 거의 구할 수 없을 거 같았어요.

고민끝에 아니, 고민없이 런던과,  리야드(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콘서트를 보러 갔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꿈만 같네요. 기헌님은 어떠세요? 어떤 팬역사를 가지고 계신가요? 



신기헌 :


안녕하세요. 

팬역사로 자신을 소개해보기는 처음이네요. 

영미님에 비견할 만한 저만의 경험이라면, 2016년 정도에 테마파크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저 스스로 전 세계의 테마파크를 돌아다니며 생각을 키웠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테마파크 관련 업무를 처음 시작한 것이 2012년 정도였어요. 

이후로도 여러 국가의 다양한 장소들을 방문한 적은 있었지만, 이때 만큼 본격적인 기회는 없었던 것 같아요. 

덕분에 1개월 정도 공항–호텔–테마파크의 일정으로 아시아와 유럽 지역을 돌아다녔어요. 

혼자서 먹는 것, 자는 것을 걸러가며 하루에 3만에서 4만 걸음씩을 걸어 다녔죠. 

어쩌면 혼자여서 가능한 일정이었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는 전 세계의 모든 디즈니 테마파크를 방문하는 것이 목표인데 이제 미국 한 군데만 남은 상황이네요. 물론 디즈니 크루즈와 같은 좀 더 큰 목표도 아직 남아있지만요.





< 신기헌 스스로 기획한 미키 마우스와의 MOU 체결 사진. 비용을 지불하면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




마르지 않는 원동력


김영미 : 


전세계의 디즈니 테마파크가 어디어디에 있는지 검색하고 있었어요 ㅎㅎ 

기헌님의 다른 기록들을 조금 따라가 보니, “나만의 삶의 방식 자체가 하나의 작업이다”라는 슬로건을 말씀하셨던데. 찐으로 실천해 오신것 같아요. 

“신나게 작업을 하면서도 늘 새롭게 하고 싶었다”는 어느 인터뷰중에 답변도 참 인상적이었고요. 

그런 선언과 실천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신기헌 :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이 없었던 순간이 존재하지 않았던 거 같아요. 

돌아보면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발견하는 데 있어서 외부의 시선이나, 요구보다는 대부분이 제 안에 있는 내적 동기가 중심이 되었어요. 


또한 그것으로부터 목표를 설정함에 있어서도 다른 누군가를 만족시키기보다는, 저 스스로의 만족을 위함이 더 컸습니다.  세상의 무언가에 대한 불만이나 반감으로부터 시작되는 내거티브한 에너지가 아닌,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이런게 있으면 어떨까?” 하는 단순한 호기심과 같은 포지티브한 에너지.


이것이 제가 가진 목표를 이뤄감에 있어서 마르지 않는 원동력이 되어줬고요. 현실적이지 않은 일들을 현실로 만드는 일에는 굉장한 쾌감이 있습니다. 


그 때문에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의한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있어서도 상대방의 현실적인 요구를 조금은 덜 현실적으로 바꾸어 놓기 위한 설득이 가장 선행적인 작업이 되더라고요.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를 수집하다 




김영미 : 


본인을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로지스트라고 지칭해주셨어요. 

최근 공유해주신 자료에서 주어진 문제를 새롭게 다시 정의하는 자신만의 크리에이티브 방법론을 이야기 해주셨고요. 

건축에서 사회 혁신까지 많은 요소들이 융합이 되었고, 무엇보다 테크라는 리터러시로 배가 되었더군요 :) 

기헌님이 상상력(Imagination)과 기술력(Engineering)이 뛰어난 디즈니를 좋아하는 맥락과도 연결되기도 했어요.








< ‘오늘도 나는 메타버스로 출근합니다’라는 제목의 이전 발표 자료 > 


발표자료 자세히 보기 




신기헌 :


원래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로지스트는 광고업계에서 사용하는 직함으로 크리에이티브와 테크놀로지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직함이나 명칭은 내가 나를 정의한다기보다는 상대가 나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의 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는 일정 부분 제가 의도하는 것인데, 12년 정도를 이렇게 살다 보니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를 수집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제는 그 명칭이 굉장히 많이 모였습니다. 


이것은 하나의 실험인데, 가장 친한 몇몇 사람들이 모였을 때, 그들 각자가 서로 신기헌이라는 사람에 대해 달리 말하면서 싸우는 장면을 보고 싶다는 바램을 담고 있습니다. 


한동안 융합이라는 키워드가 사회 전반의 중요한 흐름으로 등장했었죠. 

저는 융합이라는 방향의 연장선에서 다중적인 정체성을 가지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러한 정체성은 자연스럽게 현실세계의 나를 넘어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세계에서의 나와도 연관성을 가지게 됩니다.


현실세계의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것을 넘어, 가상세계 속 상상력으로 저의 경험과 전문성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죠. 




요즘에 영화나 드라마,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자주 언급되는 부캐나 세계관과 같은 개념을 소비적인 측면에서가 아니라 진짜 자기의 커리어나 학문의 영역, 직업의 영역에서 이렇게 실험해볼 수 있는 사람이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저만의 차별화된 크리에이티브 방법론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 비용을 지불하고라도 사진을 흐릿하게 바꾸고 싶다고 부탁해온 신기헌 >






팬덤의 지탱 그리고 팬덤의 저항






김영미 : 



2020년11월, Disney Parks, Experiences and Products CTO인  틸락 만다디가 IAAPA Expo에서 발표한 내용을 기헌님이 공유해 주셨죠. 


“코로나19 상황에서 디즈니파크는 물리적인 장벽을 넘어서는 새로운 환경이 필요함을 절감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기술로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공간이 하나로 연결되는 디즈니 테마파크 메타버스 구축을 목표를 설정하게 되었다.”


디즈니랜드의 팬으로서 이 소식을 듣고 너무 좋으셨을거 같아요. 




신기헌 : 


사실 별다른 감흥은 없었습니다. 제가 참여했던 테마파크 프로젝트에서의 주요 역할이 현실의 물리 공간 위에 구현된 테마파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ICT를 활용한 경험을 설계하는 일이었거든요. 


막상 디즈니 테마파크 메타버스가 구현하고자 하는 방향성과 세부 실행 방안들을 살펴보니 대부분이 지난 수년간 산업 내에서 이미 고민되어왔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디즈니가 가진 전문성과 실행력, 그리고 막강한 IP 자산을 통해 결국은 놀라운 퀄리티의 압도적인 경험을 만들어내리라 생각되지만, 현재의 디즈니의 시도는 다소 뒤늦은 시도임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만큼 코로나19라는 상황이 기업들에게는 망설이던 결정을 실행으로 옮기게 만드는 절대적인 기폭제 역할을 했음에는 분명합니다. 


과거 디즈니가 가진 딜레마 중 하나는 수십 년 간 그들을 지탱해온 두터운 팬덤이 존재하고, 새로운 시도를 실행함에 있어서 팬덤의 저항 또한 적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가깝게는 우리의 일상 가운데에서도 리테일 영역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여러 사용자들에게 불편함과 상실감을 전해주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죠. 


그럼에도 이러한 시도가 불가피해졌다는 측면에서 코로나19는 디즈니로 하여금 과감한 의사결정과 더불어 팬덤과의 관계에서의 유리한 명분을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됩니다.




프로토콜이 손에 잡힐 수 있도록



김영미 : 


사실 저는 이 소식을 접했을 때 아직 Physically 존재하지도 않는 <BTS x ARMY LAND>의 메타버스를 상상하게 되었어요 ㅎㅎ


비록 디즈니랜드의 팬들 처럼 오프라인에서의 <LAND>를 경험한 적은 없지만 ARMY들은 BTS와 자신들을 이어주는, 그리고 팬과 팬끼리 서로를 연결하는 이른바 ‘프로토콜’의 경험이 있습니다. 2080개의 질문과 개개인의 답변으로 구축된 ARMYPEDIA도 한가지 사례이겠어요. 







 <https://www.armypedia.net/ 아미피디아(ARMYPEDIA) | ARMY들이 만드는 BTS의 기록>




신기헌 : 


사실 프로토콜 앞에 ‘행동’이라는 표현을 덧붙인 것은 ARMYPEDIA와 같은 BTS와 ARMY의 행동 지침과 같은 개념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함이였어요. 

좀 더 넓게 봤을 때는 프로토콜이라는 개념 자체로 보다 많은 창의력과 상상력을 떠올릴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번 세션을 통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프로토콜의 개념이 좀 더 손에 잡히는, 팬덤을 위한 도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고요.




김영미 : 


네 맞아요. 프로토콜이라는 단어를 기헌님은 많이 쓰시는데요. 그만큼 지금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개념이기 때문이겠죠? 




< 일상 속 ICT 기반의 프로토콜의 사례로 소개한 what3words >




신기헌 :  


최근 10년여의 시간을 지나오면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는 단어 중 하나가 ‘플랫폼’이에요. 저는 앞으로의 10년 동안은 ‘프로토콜’이라는 표현이 그만큼 우리에게 가깝게 다가오리라 생각합니다. 


특정 기업이나 주체가 막강한 지배력을 가지게 되는 플랫폼과 달리, 프로토콜은 다양성과 더불어 분산화라는 또 다른 가치를 우리에게 전해줄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분명 의미 있는 변화가 될 것이고, 모든 영역에서 지금부터 본격적인 고민이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김영미 : 




이번 기헌님 세션을 들으면 프로토콜의 개념은 완전히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 최근 리오넬 메시가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하면서 연봉 패키지 일부로 일종의 ‘팬 토큰’을 받았다라고 이야기 해주셨는데요. 


팬 토큰은 비트코인처럼 거래소 거래가 가능하며 유니폼 등 기념품을 사는 데 쓸 수 있겠어요.  

사실 저도 몇년전에 이부분을 어설프게나마 상상했었거든요. 

아미들간의 상용되는 토큰을 기반으로 한 팬덤 경제 생태계.  

그러니까, 토큰도 아티스트가 아닌 아미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만들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  


이런 팬토큰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전개될거 같아요. 이미 기획사에서는 준비를 한참 하고 있을거 같고요. 




신기헌 : 



스포츠 산업은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팬덤이라는 공통 요소를 가지면서도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우리가 알고 있는 명문 축구 구단 중 의외로 많은 구단이 시민구단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하나의 근거로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재 파리 생제르맹이나 유벤투스와 같은 구단은 블록체인 기반 팬 참여 플랫폼 칠리즈(Chiliz)를 통해 각각 PSG, JUV 토큰을 발행하여 국내외 주요 거래소를 통해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요.


나아가, 칠리즈가 운영하는 소시오스닷컴 (https://www.socios.com/fan-tokens)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투표나 보상 획득 등 토큰의 다양한 사용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블록체인 기반 팬 참여 플랫폼을 통해 팬 토큰을 운영 중인 파리 생제르맹 구단 >



이러한 구조를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확대함에 있어서는 몇 가지 제약이 존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이미 많은 부분을 검토한 이후에 빠른 실행으로 옮기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짐작됩니다.  반면, 아티스트 개인의 차원에서는 팬토큰을 도입하여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는 사례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네요.






김영미 : 




아아... 빠져듭니다. 


기헌님 그러면 자세한 이야기는 본 세션에서 들어보겠습니다. 


무엇보다 저희와 같은 작은 커뮤니티에서 진행하는 포럼에 동참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기헌님과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으며 저도 많은 것을 배울수 있었어요. 그 과정이 너무나 성실하고 충실하여 감동했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영역간의 새로운 연결이 얼마나 창의력을 더해 줄 수 있는지, 다시 한번 더 공감하게 된 시간들이였습니다. 



<2021 머쉬룸 인사이트 포럼 > 

세션 06 메타버스, 팬덤과 함께 만드는 새로운 연대 by 신기헌 

자세히 보기 https://www.mush-room.co.kr/program



* After Interview 







< 신기헌의 발표를 듣고 김영미는 일단, 빨간 눈부터 되겠다며 프로필을 바꿨다. 


곧 아미들만의 새로운 프로토콜도 만날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되뇌이며!  >




*  참고 




< 올해 안에 비트코인의 가격이 $10,000에 도달하기를 기원하는 비트코인 팬덤의 레이저 아이즈 캠페인 활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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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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