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바속촉
겉은 바삭.
속은 촉촉.
잘 만들어진 휘낭시에는 이런 맛이 난다.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도 꼭 이렇다.
겉은 단단해 보이지만, 속은 여전히 부드러움을 간직한 사람.
내가 생각하는 단단함 중 하나는 나의 의사를 명확히 전달할 줄 아는 용기다.
사실 20대 후반까지의 나는 '좋지 않다'는 말을 잘 하지 못했다.
뭐든 “다 좋아”라고 말하는 사람,
상대에게 차라리 마음 편한 그런 사람으로 살았다.
그러다 20대 중반쯤,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안나는 항상 시간이 많잖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어주던 나의 진심을,
누군가는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때는 그게 배려라고 믿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건 나를 지키지 못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다 좋아"라고 말하던 나의 태도는 사실 배려가 아니었다.
타인의 눈치를 보느라 결국 나 자신을 우선순위에 두지 못한 외면이었을 뿐.
거절도 배려의 한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내 의견을 명확히 전하는 것이
오히려 관계를 향한 더 진솔한 태도라는 걸.
그래서 이제는 휘낭시에처럼 살기로 했다.
겉으로는 나만의 기준과 틀을 단단히 세워 나 자신을 지킬 줄 알고,
속은 여전히 마음만은 다정하고 부드러운 사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아직도 어렵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좀 더 잘 구워진 휘낭시에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