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빵

비워내야 채워지는 고소함

by a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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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디에서나 보이는 소금빵.

슴슴하지만 맛이 꽉 차있는 매력적인 빵.


소금빵에 가장 중요한 핵심은

'버터 동굴'이다.


동그랗게 부풀어 있는 소금빵을 반 가르면

버터를 가득 담은 동굴이 있다.


맛있는 소금빵은

빽빽이 차있는 빵의 결이 아니라,

비어 있는 공간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맛이 달라진다.


혼자 프리랜서로 일을 하다 보면,

일들이 없을 때 마음이 조급해진다.

이때, 문의가 들어오면 나도 모르게 빽빽한 답장을 하게 된다.

"디자인을 이렇게도 보여드리고, 저렇게도 수정해 드리는 게 좋을 거 같고요..."

꼭 일을 따내고 싶은 마음이 문장 사이사이에 서두를 길게 늘어놓는 것이다.

그러면 항상 성사되지 않는다.


여유 없는 마음이 보이는 거다.

이런 일들을 겪어보고 경험이 쌓이다 보니,

억지로라도 마음을 비워보려고 한다.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하다 보니

어느 정도의 마음을 보이고, 어떤 내용을 담아 보낼지

나만의 공간이 생긴다.


" 논의 후 언제든지 편하게 문의하세요 :) "

조급함 보다는 여유한 줄.

최적의 동굴 모양을 찾아가는 거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억지로가 아니라, 적절한 비움이 생긴다.


나는 요즘,

가장 맛있는 나만의 소금빵 모양을 만들어 가는 중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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